알리바바 회장, AI 데이터센터 거품론 제기

수요 예측 없이 자본 유치돼
“美 5000억弗 언급에 경악
이 같은 투자 필요할지 의문”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조 차이 회장이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붐 과열을 지적하면서 거품론을 경고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차이 회장은 이날 홍콩에서 열린 HSBC 글로벌 투자 서밋에서 인공지능(AI) 서비스에 대한 초기 수요를 초과할 만큼 빠른 속도로 데이터센터가 지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이 회장은 “데이터센터가 수요 예측 없이 무분별하게 건설되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수십억, 수백억 달러의 자본을 유치하려는 펀드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부 프로젝트는 사전 판매 계약 없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거품이 시작되는 조짐이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근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5000억 달러(약 734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계획인 ‘스타게이트’를 발표하고 나섰다.

알리바바 역시 지난 2월 AI에 대한 집중 투자를 선언한 후 향후 3년간 3800억 위안(약 76조8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차이 회장은 대형 IT 기업과 투자 펀드들이 명확한 고객 확보 없이 경쟁적으로 서버 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의 AI 인프라 지출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차이 회장은 “미국에서 언급되는 AI 투자 규모를 보고 경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업들은 향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현재의 수요를 초과하는 투자가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5000억 달러라는 숫자도 언급되는데 이것이 과연 필요할지는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올해 미국 빅테크 업체인 아마존, 알파벳, 메타는 각각 1000억 달러, 750억 달러, 650억 달러를 AI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지난달 미국 투자은행 TD코웬은 마이크로스프트(MS)가 미국 내 데이터센터 임대계약을 일부 취소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MS가 AI 컴퓨팅 용량을 과잉 확보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서기도 했다.

MS는 올해 AI 데이터센터에 80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지만 이후 투자 규모는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