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 위기로 구제금융을 받아 신용등급이 급락했던 그리스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투자적격 등급을 받았습니다.
AF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인 Ba1에서 투자적격 등급인 Baa3로 한 단계 올렸습니다.
또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무디스는 "이번 등급 상향은 그리스의 국가 신용도가 향후의 잠재적 충격에 더 큰 회복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향상됐다는 우리의 의견을 반영한다"다고 밝혔습니다.
무디스가 그리스의 신용 등급을 올리면서 그리스는 국가 채무 위기를 극복한 이후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로부터 투자적격 등급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피치가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으로 상향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그리스는 ▲2010년 ▲2012년 ▲2015년 등 3차례에 걸쳐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채권단으로부터 2천890억 유로(약 427조)의 구제금융을 받았다가 2022년 3월 구제금융 체제를 졸업했습니다.
재정 위기가 심화하는 동안 그리스의 신용등급은 추락했습니다.
지난 2011년 초 피치는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등급 'BBB-'에서 투자 부적격 등급인 'BB+'로 낮췄습니다.
무디스와 S&P도 그리스의 신용 등급을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하향했습니다.
S&P는 한때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디폴트(채무불이행) 직전 단계인 선택적 디폴트까지 낮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가 지난 2019년 취임 후 시장 친화적인 경제정책을 밀어붙이면서 그리스의 경제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은 ▲2022년 5.6% ▲2023년 2.0%, 지난해 2.3% 등으로 대부분의 유럽 국가를 웃돌았습니다.
올해 역시 2.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됩니다.
다만 여전히 그리스인들은 높은 식료품 가격과 낮은 급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지적됩니다.
무디스도 "경제 구조 개혁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며 그리스의 주요 신용 문제가 개선되는 것도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김우연 기자 / kim.woo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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