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의 가격이 기후 위기의 영향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진 국내 제과업체들이 초콜릿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습니다.
구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의 생산량이 이상기후로 인해 감소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코코아 열매의 60% 이상을 생산하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등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엘니뇨 현상 등 기상 이변에 작황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가나를 중심으로 열매에 곰팡이가 피는 '검은 꼬투리병'이라는 치명적인 병해가 급증하며 코코아의 수급은 더욱 불안정해졌습니다.
이에 지난해 1월 톤당 2천600달러 수준이던 코코아 가격은 올해 4월 1만 2천 달러를 돌파했고, 이번 달 역시 톤당 7천 달러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입니다.
이렇듯 기후 변화로 코코아 생산이 감소해 관련 제품 물가가 오르는 '기후플레이션'이 현실화하자, 수익 방어를 위한 기업들의 가격 인상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해태제과는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10개 제품의 가격을 다음 달 1일부터 평균 8.59% 인상합니다.
대표 제품인 홈런볼 소비자 가격은 1천700원에서 1천900원으로 11.8% 오릅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가격 인상 배경에 대해 "세계적으로 코코아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고 제반 비용 상승으로 원가 압박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롯데웰푸드도 지난 6월 17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 바 있습니다.
대표 초콜릿 제품인 가나초콜릿의 가격은 1천400원으로 200원 올랐으며, 빼빼로는 1천800원으로 100원 인상됐습니다.
이로써
롯데웰푸드,
오리온, 크라운해태 등 국내 제과업계 3대 기업 중 유일하게
오리온만 아직까지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리온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포함한 여러 가지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다만 인상 시기나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기후 흉작의 악순환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오리온의 가격 인상 역시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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