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소득과 거주지역에 따른 사교육비 불평등이 이른바 '학벌'을 좌우하면서 서울 집값 폭등과 수도권 집중으로 이어진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과도한 교육열이 '부의 대물림'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교육 기회 불평등 심화, 사회 역동성 저하 등의 '악순환'을 해소하고자 한은은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을 제안했다.


한은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입시 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으로선 이례적으로 교육개혁에 대한 해법을 내놓은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의 경제력이 높고 서울 강남3구 등 사교육 중심지에 거주하는 고소득층 학생이 상위권 대학 입시에서 자신의 잠재력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80% 간 상위권 대학 진학률 격차 중 75%는 학생 잠재력 이외 '부모 경제력 효과'의 결과로 추정됐다.

이에 더해 서울과 비서울 간 서울대 진학률 격차 92%는 부모 경제력과 사교육 환경 등을 포괄하는 '거주지역 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현재 시행 중인 지역균형전형과 기회균형특별전형 같은 제도를 대폭 확대한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해법으로 제안했다.

대학 입학정원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되, 선발 기준과 전형 방법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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