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 박성현 대표 (회사 제공)
▲CEO 오늘

SK텔레콤(SKT)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코리아'와 KT가 투자한 토종 AI 반도체 팹리스(설계) 기업인 '리벨리온'이 합병을 추진합니다.

AI 시장 선점을 놓고 글로벌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AI 반도체 삼대장' 중 두 곳이 힘을 합치기로 하면서 수조 원대 기업가치를 지닌 '국내 대표 AI 팹리스 기업’이 탄생할 전망입니다.

12일 SKT와 리벨리온은 AI 반도체 대표기업 설립을 위해 SKT의 계열사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 간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SKT와 리벨리온은 "AI 작업을 위한 신경처리망장치(NPU) 시장은 산업 전반의 AI 접목과 함께 빠른 성장을 보이며 글로벌 기업 간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향후 2~3년을 한국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빠른 합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사는 3분기 중 합병을 위한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하고 연내 통합 법인을 출범할 계획입니다.

합병법인의 경영은 리벨리온이 담당하며 대표는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가 맡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리벨리온의 전략적 투자자인 KT 역시 이번 합병에 뜻을 모았습니다.

KT는 KT클라우드 등 계열사와 함께 리벨리온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리벨리온에 대한 KT그룹의 누적 투자금은 665억 원입니다.

리벨리온은 2020년 박 대표와 오진욱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공동 창업한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입니다.

창립 후 2개 제품을 출시했는데 이 중 지난해 출시한 AI 반도체 '아톰'(ATOM)이 상용화에 성공해 KT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도입됐습니다.

연내 개발 완료를 목표로 삼성전자와 협력해 초거대언어모델(LLM)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REBEL)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며 이번 합병으로 최대 3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사피온코리아는 2016년 SKT 내부 연구개발 조직에서 출발한 분사 기업으로 2020년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선보였습니다.

지난해 8월 600억 규모의 투자 유치를 완료하면서 5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추론 AI칩은 엔비디아보다 뛰어나"

"엔비디아가 저희보다 훨씬 더 잘하지만, 인공지능(AI) 추론용 반도체만큼은 우리가 더 잘 할 수있습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4월 17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월드IT쇼' 기조연설에서 향후 AI 반도체 사업 전략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박성현 대표가 이끄는 리벨리온은 AI 반도체 가운데에서도 데이터 학습을 위한 반도체 외에 AI가 내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론해 결과물을 내놓는 추론용 반도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추론 반도체는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이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예측이나 결론을 내리는 과정을 말합니다.

현재 세계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점유율 90% 이상으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

박성현 대표는 "엔비디아 칩은 할 수 있는 메뉴가 10가지 정도 되는 맛집이라면, 리벨리온은 10가지는 못하고 한 두 가지, 예컨대 돈가스만큼은 진짜 잘하는 맛집이다" 라고 비유했습니다.

박성현 대표는 자사 AI 추론용 반도체 '아톰'이 구글이 진행한 성능 테스트에서 엔비디아의 'A100'보다 전력효율 측면에서 더 낫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A100은 구글의 소형언어모델(sLLM) AI 알고리즘을 적용했을 때 전력소모량이 200~300와트(W)에 달했지만, 아톰은 50W 수준을 유지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박 대표는 "하루에 1천만 명이 챗GPT 서비스를 이용하면 연간 수조 원의 운용비용(전기세)이 소요된다"고 설명하며, AI 서비스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전력효율이 뛰어난 추론용 AI 반도체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리벨리온은 개발 인력만큼은 대한민국 스타트업 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최근에는 구글과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에서 인재를 영입했다"고 말했습니다.

△기업가치 9천억 육박…유니콘 기업 임박

리벨리온은 2020년 9월 설립된 AI 반도체 설계(팹리스) 스타트업입니다.

KT그룹로부터 665억 원의 투자를 받는 등 긴밀한 협력을 나누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함께 차세대 AI 반도체인 '리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 출시한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아톰은 비전(시각용)모델과 언어모델을 모두 지원하는 국내 최초 AI 반도체입니다.

리벨리온은 올해 1월 아톰의 성능에 힘입어 165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번 투자에는 기존 투자자인 KT에 더해 KT클라우드와 신한벤처투자가 새롭게 참여해 누적 투자유치액은 모두 280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투자유치 후 회사의 기업가치는 8800억 원으로, '유니콘 기업'을 바라보는 수준에 이르게 됐습니다.

유니콘 기업은 (국내 기준) 기업가치가 1조 원을 넘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합니다.

박성현 대표는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학회 ‘ISSCC 2024’에서 아톰 관련 기술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인텔, AMD, 미디어텍 등 세계적 반도체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입니다.

올해 4월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가 발표한 '2024년 100대 AI 스타트업'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생애

울산에서 태어난 박성현 대표는 중학교 3학년까지 유도를 했으나 수학 성적이 뛰어나 부모님의 권유로 수학 경시대회에 참가하며 인생의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박성현 대표는 2000년도에 경남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2년 만에 학교를 조기졸업하고 2002년 카이스트 전자공학과에 입학했습니다.

군 복무 기간 중 자진해서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다녀올 정도로 적극적인 성격의 박성현 대표는 카이스트 전자공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2009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MIT 전기컴퓨터공학부 석박사 과정에 들어갔습니다.

MIT 선배들을 따라 스타트업에 가고 싶었지만 오히려 인텔, 오라클 등 대기업에 합격하면서 2014년 인텔에 입사했습니다.

인텔에서 2년간 반도체 디자인에 대해 배우고, 2016년 텍사스의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으로 이직했습니다.

삼성전자에 근무하며 영주권도 얻은 박성현 대표는 새로운 분야 도전을 위해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의 콘텐츠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일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나 선배의 추천으로 스페이스X에 들어가 위성에 들어가는 주문형 반도체를 설계하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2018년 뉴욕 맨해튼에 있는 모건스탠리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모건스탠리에서 퀸트 트레이딩(컴퓨터로 적합한 프로그램을 구축해 초고빈도 거래를 통한 수익을 내는 것)을 담당했습니다.

이후 2020년 IBM 왓슨연구소 출신 오진욱 최고기술책임자와 함께 리벨리온을 창업했습니다.


▲학력/경력

학력 : 2000년 경남과학고등학교 입학
2002년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입학
2009년 미국 MIT 전기컴퓨터공학부 석박사

경력 : 2014년 인텔 입사
2016년 삼성전자 모바일 미국법인 입사
2017년 스페이스X 입사
2018년 모건스탠리 부사장
2020년 리벨리온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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