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이 올해 2월 최저점을 기록한 뒤 지난달부터 본격 반등하면서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덩달아 상승세다.

특히 지난 1개월간 국내 상장된 ETF 수익률 최상단이 모두 탄소배출권 관련 상품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ETF 중 지난 1개월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상품 2위가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였고, 3위는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로 나타났다.


두 상품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은 각각 -17.47%, -17.22%로 부진했으나 지난 한 달 동안 각각 24.14%, 23.63% 올랐다.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면 이들 상품이 수익률 1위와 2위였다.

이 밖에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와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도 한 달 동안 12%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이들 상품은 모두 전 세계 탄소배출권 거래량에서 90%를 차지하는 유럽이나 북미 등 지역의 탄소배출권에 투자한다.


탄소배출권은 기업이 일정 범위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로, 정부는 매년 기업별로 허용량을 설정해 탄소배출권을 지급한다.

각 기업은 할당량만큼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데, 이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 기업은 배출권을 사야 한다.

그 대신 탄소배출량이 허용량보다 적으면 배출권을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탄소배출권 가격은 겨울철 온난화에 따른 천연가스 수요 감소 등 여파로 하락했다.

특히 유럽의 경기 부진 우려와 함께 제조업 경기가 위축됐고, 각 기업들이 탄소배출량을 줄이면서 탄소배출권 수요가 쪼그라들었다.


반면 올해는 유럽에서 실질임금이 상승하고, 물가 상승이 둔화된 데다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반등하며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중동 전쟁 등과 함께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높아지면서 대체재인 석탄 사용량이 많아졌다.

이에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 수요가 늘면서 탄소배출권 가격도 상승세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 상품전략팀장은 "탄소배출권 가격과 동행성이 큰 네덜란드 천연가스(TTF)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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