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현지에 나가 있는 뉴욕특파원 연결해보겠습니다.
김용갑 특파원,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발표됐죠. 시장에서는 어떤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뉴욕증시 마감상황도 함께 전해주시죠.
【 기자 】
뉴욕증시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 CPI를 소화하며 혼조 마감했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0.46포인트, 0.20% 하락한 3만4천575.53에 장을 마쳤습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5.54포인트, 0.12% 상승한 4천467.4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9.97포인트, 0.29% 상승한 1만3천813.59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CNBC에 따르면, 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은 IPO 공모가를 주당 52달러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경우 ARM의 시가총액은 약 555억 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이날은 소비자물가지수, CPI 발표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미 노동부가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했습니다.
국제유가의 영향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를 기록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의 전망치는 3.6%였는데, 이를 소폭 웃돌았습니다.
지난 7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3.2%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8월 들어 3.7%를 기록하며 상승의 속도가 더 빨라졌습니다.
즉, 8월 CPI는 3.7%를 기록하며, 전망치였던 3.6%를 웃돌았고, 7월 3.2%보다도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미국의 CPI 상승률은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습니다.
CPI는 올해 6월까지 12개월 연속해서 전년 대비 상승폭이 둔화되어 왔는데요. 지난 7월부터 반등해서 지난 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최근 물가추이를 확인해볼 수 있는 전월 대비 상승률도 높게 나왔습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6%로 전망치에 부합했습니다. 다만, 7월에는 전월 대비 상승률이 0.2%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상승폭이 더 커졌습니다.
이번 물가상승의 배경에는 국제유가 상승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유가 정보업체(OPIS)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7월에는 일반 휘발유 1갤런당 평균가격이 3.6달러였는데, 8월 들어 3.84달러로 올랐습니다.
이번 CPI 결과에서 봐도 에너지의 영향이 컸씁니다.
8월 휘발유 가격은 전월과 비교해서 무려 10.6%나 상승했습니다. 에너지 가격도 휘발유 등을 포함해서 한 달 만에 5.6%가 올랐습니다.
이번 소비자물가 상승의 절반 정도가 에너지 가격 상승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휘발유를 포함한 교통비는 주택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비용을 차지합니다.
다음으로 주요 지표인 주거비도 전월과 비교해서 0.3% 상승했습니다.
주거비는 40개월 연속해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전월 대비 주거비 상승률은 올해 2월 0.8% 수준에서 0.6%로 하락한 이후 6월과 7월에는 0.4%, 8월에는 0.3%로 상승폭을 줄이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미국의 신규 월세 가격은 급격하게 둔화되어 왔는데, 이런 결과는 CPI 데이터에 반영되는 데 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주거비가 계속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연준이 헤드라인 CPI 보다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에 더 주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늘 발표된 근원 CPI를 더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8월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 상승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전년 대비 상승률이 4.7%를 기록한 바 있는데, 8월 들어 상승폭이 둔화됐습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에도 부합하는 결과입니다.
8월 근원 CPI 상승률 4.3%는 약 2년여 만에 최소 상승폭이기도 합니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하면서 시장의 전망치였던 0.2%를 소폭 웃돌았습니다.
통상 경제학자들은 팬데믹 이전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근원 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2% 수준을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번 물가상승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이에 오는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시장의 분위기입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터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물가 상승에 대해서 "하락추세에서 일시적인 중단"이라고 평가하면서 "다음주 FOMC회의에서 미 연준의 결정을 바꿀 내용은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이날 CPI가 발표된 이후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95%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장기화될 경우 기준금리 결정에도 큰 영향을 주게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유가가 일시적으로 오른다면, 근원이 아닌 헤드라인 CPI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에서 그칠 수 있지만, 유가 상승이 장기화되면 연준이 중요시하는 근원 CPI까지 끌어올려 고금리 상황이 보다 장기화될 수 있습니다.
앞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결정으로 국제유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국제유가 상승 추세의 장기화 여부가 향후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공급 우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의 보고서가 나왔죠. 관련 소식도 전해주시죠.
【 기자 】
국제에너지기구, IEA가 월간 보고서를 통해 원유 공급에 대한 경고에 나섰습니다.
IEA는 보고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이 올해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올해 남은 기간 원유 공급이 상당히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에 올해 4분기에 하루 110만 배럴 정도의 공급 부족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IEA는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22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 OPEC은 올해 4분기에 하루 330만 배럴 공급 부족과,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240만 배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IEA의 보고서는 전 세계 원유 수요 증가를 220만 배럴 증가로 더 보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IEA는 사우디 등의 자발적 감산이 종료되면 내년에는 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로 돌아가겠지만, 재고 부족으로 시장의 변동성은 여전히 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 gap@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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