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 상품 투자자들만 손실 만회 기회 생겨
거래량 몰리며 해당 ETN 연일 주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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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전경 |
천연가스 가격 급락에 따라 관련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이 줄줄이 조기청산되는 가운데, 직원 실수로 NH투자증권이 발행한 상품만 거래가 유지되면서 타사들도 재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5개 증권사(미래·KB·메리츠·신한·하나)가 발행한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이 상장폐지됐다.
모두 천연가스 선물 가격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들이다.
이들 ETN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오는 12일 1주당 945~948원의 조기청산 대금을 지급받고 손실액이 확정된다.
이들 ETN은 지난 2일 지표가치가 1000원 아래로 하락하면서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했다.
거래소는 장 종료 시점에 ETN의 지표가치가 1000원 미만일 경우 조기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이런 가운데 NH투자증권이 발행한 ‘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만 거래가 유지되고 있다.
이 상품도 지난 2일 똑같이 지표가치가 930원대로 하락했지만, 상장 당시 실무 직원의 실수로 투자설명서에 조기청산 요건이 누락되면서 상장폐지를 피해갔다.
수익 구조가 똑같은 상품에 투자했는데 발행사가 다르다는 이유로 NH투자증권의 상품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줄일 기회를 얻은 셈이다.
실제로 다른 증권사 상품은 손실이 확정된 상황인 반면 NH투자증권 상품은 가격이 지난 5일 5.29%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4.02% 올랐다.
NH투자증권 상품만 이 기간 손실이 축소된 것이다.
지난 5일 하루 거래량이 상장 이래 최대인 64만6052주로 치솟았고 이날도 거래량이 61만2982주에 달했다.
다른 선택지가 없은 상황에서 특정 상품에만 거래가 집중되자 ETN의 내재가치인 지표가치와 시장 거래 가격 간의 괴리율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TN 업계에서도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문제가 된 ETN을 상장폐지 시키는 등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지만 투자자들의 반발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거래소는 투자설명서에 기재된 내용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애초에 발행 조건이 다른 상품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장폐지된 ETN을 발행한 증권사들은 같은 상품으로 빠른 시일 내 재상장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에 활용한 신청서를 그대로 거래소 상장예비심사에 올리면 되는 만큼 재상장 자체는 어렵지 않다”며 “5개사 중 3~4개사는 재상장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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