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 독주에 맥 못추는 세포라 위기…고가브랜드 전략 미스매칭

【 앵커멘트 】
화장품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세포라'에 대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글로벌 1위 뷰티숍 세포라가 유독 한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를 구민정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글로벌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가 운영하는 세계 1위 뷰티편집숍 '세포라'.

해외에서 일명 '뷰티 공룡'으로 불리는데, 한국에서는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포라코리아의 영업손실은 1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99억 원, 자본금은 262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황에 빠진 모습입니다.

세포라는 2019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이듬해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사업 확장에 실패했습니다.

본래 2022년까지 14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이 목표였으나, 현재는 4개의 매장만 운영 중입니다.

전 세계 36개국에서 3천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세포라가 국내에서는 현지화에 실패한 겁니다.

이는 CJ올리브영이 국내 뷰티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올리브영의 점포 수는 코로나가 유행하던 기간에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 3분기 1천289개를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 1천300개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듯 압도적인 점포 수와 더불어 올리브영은 국내 중저가 브랜드 발굴과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효과적인 투트랙 운영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세포라는 고가의 해외 브랜드 제품 위주로 상품을 기획했습니다.

그런데 국내 소비자들은 고가의 화장품을 살 때 백화점처럼 신뢰할 만한 판매 채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세포라가 고객 유인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인터뷰(☎) : 김주덕 /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
- "세포라 제품 중에는 중고가 가격대의 제품들이 많은데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아직 중고가 제품은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많아서 세포라가 우리나라에 정착하기 더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업계는 세포라의 주력 강점 중 하나였던 메이크업·큐레이션 서비스가 코로나 상황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며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고 분석했습니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세포라코리아가 단독으로 입점시킨 해외 브랜드들은 이미 해외직구를 통한 접근성이 좋은 편이었기 때문에 상품기획 측면에서 소비자를 만족시킬만한 차별점을 찾지 못한 것이 패착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포라가 국내 토종 화장품 브랜드 '미샤' 인수에 나서며 재도약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러한 시도가 올리브영의 독주를 멈출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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