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2023년 첫 거래일에 테슬라와 애플 등 주요 종목의 약세에 하락했습니다.

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88포인트(0.03%) 하락한 33,136.37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36포인트(0.40%) 떨어진 3,824.14로, 나스닥지수는 79.50포인트(0.76%) 밀린 10,386.98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3대 지수는 지난 한 해 동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다우지수는 지난 1년간 8.8%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9.4%, 33.1% 급락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주가가 하락한 해의 이듬해에는 주가가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도 있으나 산타 랠리의 통념을 깬 지난해 연말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러한 분석이 힘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큽니다.

이날은 테슬라와 애플에 대한 뉴스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테슬라는 지난해 131만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40%가량 늘어난 것으로 테슬라가 당초 제시했던 50% 목표치에 미달한 것입니다.

테슬라의 작년 4분기 인도량도 40만5천278대로, 분기 기준 최다 실적을 올렸으나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43만1천117대)를 밑돌았습니다.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12% 이상 하락해 108달러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월 최고치 대비 73%가량 하락했습니다.

애플의 주가도 약한 수요로 인해 회사가 몇몇 납품업체들에 에어팟, 애플워치, 맥북의 부품 생산을 줄일 것을 통보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3% 이상 밀렸습니다.

전날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몇몇 납품업체들은 애플로부터 수요 약화를 이유로 올해 1분기에 에어팟, 애플 워치, 맥북의 부품 생산을 줄일 것을 통보받았습니다.

애플의 주가는 이날 3.7%가량 하락 마감하면서 125달러 부근에서 장을 마쳤습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 아래로 밀려났습니다.

지난해 1월 첫 거래일에 시총 3조 달러를 돌파했던 애플은 꼭 1년 만에 시총 1조 달러 이상을 날렸습니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는 올해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전날 CBS 선데이 모닝에 출연해 올해 세계 경제의 3분의 1가량이 침체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 이른바 '빅3' 경제가 "동시에 둔화하고 있다"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고했습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무엇보다 "올해 세계 경제의 3분의 1가량이 침체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EU의 절반도 침체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IMF의 올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는 2.7%로 지난해의 3.2%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0을 밑돌면서 위축세를 이어갔습니다.

S&P마킷이 발표한 12월 제조업 PMI는 46.2를 기록해 전월에 이어 두 달 연속 50 아래에 머물렀습니다.

지수가 50 아래로 떨어지면 업황이 위축 국면에 있다는 의미로, 이날 수치는 2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지난해 말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빠르게 해제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살아났으나, 중국에서의 가파른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경계도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이번 주말부터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전면 완화할 예정인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기준을 완화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S&P500지수내 에너지, 기술 관련주가 각각 3%, 1% 이상 하락했으며, 통신과 금융, 부동산, 산업 관련주는 상승했습니다.

개별 종목 중에 AMC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경쟁사 시네월드가 AMC와 자산 매각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3% 이상 하락했습니다.

페이팔의 주가는 트루이스트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하면서 4% 이상 올랐습니다.

윈리조트의 주가는 웰스파고가 중국의 경제 재개를 이유로 투자 의견을 상향했다는 소식에 3% 이상 올랐습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같은 이슈가 계속 시장을 짓누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인터렉티브 인베스터의 리처드 헌터 시장 담당 팀장은 마켓워치에 "해는 바뀌었지만, 미국과 영국 시장이 오픈하면서 테마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침체 우려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로 인해 다시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부진한 지표로 중앙은행들이 긴축을 완화할 수 있다는 신호를 찾는 가운데, 침체 우려는 다시 1월을 곤란한 상황으로 내몰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오는 2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69.2%로 반영됐습니다.

연준이 해당 시점에 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30.8%로 나타났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23포인트(5.68%) 상승한 22.90을 나타냈습니다.


[ 황주윤 기자 / june@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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