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등학교 3학년 학생 2명 중 1명은 하루 6시간도 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7일) 교육부의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세부 결과'를 보면 지난해 고3 학생 50.5%는 하루에 6시간도 자지 못한다고 응답했습니다.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는 지난해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교 1천23개교, 9만3천9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이 가운데 고3은 9천441명이 조사에 응했습니다.

하루 6시간 이내 수면율은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학년이 올라갈수록 대체로 확대됐습니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에선 3.1%만이 하루 6시간 이내로 잠을 잔다고 답했습니다.

중학교가 되면 이 비율이 16.1%로 상승하고, 고등학교에선 45.2%까지 치솟았습니다.

학년별로는 초등학교 1학년이 1.2%로 가장 적었고, 6학년은 5.5%로 나타났습니다.

하루 6시간 이내 수면율은 중학교 1학년에서 9.5%로 확대된 뒤 2학년이 되면 16.1%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3학년이 되면 22.9%로 뛰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에서는 40.4%, 2학년 44.4%로 급등한 후 3학년에선 50%대를 돌파했습니다.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9년 이래로 6시간 이내 수면율은 초등학교의 경우 한 자릿수, 중학교는 10% 안팎을 기록하다가 고등학교가 되면 40%대까지 치솟는 양상이 반복됐습니다.

성별로 보면 여학생이 6시간도 자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난해 하루 6시간 이내로 잔다는 여고생 비율은 51.6%로 남고생(39.1%)보다 12.5%포인트 높았습니다.

중학교의 경우 여학생의 하루 6시간 이내 수면율은 20.4%로 남학생(12.0%)보다 8.4%포인트 높았습니다.

초등학교에서만 남학생(3.3%)이 여학생(3.0%)보다 6시간 이내로 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생들이 6시간도 자지 못하는 것은 학업 부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21 아동·청소년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이행연구-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초·중·고교생 8천71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학생 52.4%는 현재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했습니다.

원인으로는 '숙제와 학원 등 학업'(47.4%)이 가장 많이 꼽혔습니다.

고3의 6시간 이내 수면율이 가장 높은 것 역시 입시에 따른 학업 부담이 가중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윤현정 청주대 간호학과 교수는 "청소년기 수면이 부족하면 성장 발달이 저해되고 학업의 질도 떨어진다"며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 정신 건강도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학생들에게 과도한 학업 부담을 지우기보다는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에서 신경 써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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