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 절반이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을 2008년 세계금융위기 수준으로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전국 대학 경제·경영학과 교수 204명을 대상으로 최근 경제 상황과 2023년 경제 전망에 관한 의견을 물은 결과 52.7%가 현 경제 상황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유사하거나 더 어렵다'고 진단했다고 오늘(13일) 밝혔습니다.

응답을 뜯어보면 2008년 위기 때와 비슷하다고 본 답이 27.1%였고, IMF 외환위기 정도는 아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어렵다는 답이 18.7% 나왔으며, IMF 외환위기 때와 유사하거나 더 어렵다는 답도 6.9%나 됐습니다.

어려운 경제 상황의 주된 원인으로는 57.4%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 다툼, 에너지 가격 등 전 세계적 경제·정치 리스크'를 꼽았습니다.

이어 '대외 의존적인 우리 경제·산업 구조'(24.0%), '정책당국의 신속한 위기 대응 미흡'(11.3%), '글로벌 스탠더드에 뒤처진 법·제도'(7.4%) 순이었습니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두고는 1.5% 초과~2.0% 이하라는 예상이 66.2%, 1.5% 이하라는 전망이 13.2%로 79.4%가 2.0%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0% 초과~2.5% 이하는 20.6%에 그쳤고, 2.5%를 넘어설 것이라는 응답은 없었습니다. 전망치 평균은 1.87%였습니다.

한국 경제가 회복되는 시점으로는 53.9%가 2024년, 24.0%가 2025년 이후를 꼽아 2024년 이후라는 전망(77.9%)이 우세했습니다. 내년에 회복이 예상된다는 의견은 22.1%였습니다.

물가상승률 정점은 내년 1분기라는 예상이 47.1%로 가장 많았습니다. 내년 2분기 이후는 31.9%, 올해 4분기가 정점이라는 의견은 17.2%였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이번 금리상승기 한은 전망치인 3.50% 수준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44.1%로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당분간 현행 수준(3.00%)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7.0%,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은 5.9%였으며 한은 전망치보다 더 높여야 한다는 답변은 23.0%를 차지했습니다.

응답자의 65.8%는 국가재정 운영 기조와 관련, '최근 기업 자금경색과 위기 대응 등을 위해 단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지만 평상시에는 균형재정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긴축재정으로 재정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은 20.8%, 재정지출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13.4%였습니다.

[ 길금희 기자 / golde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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