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백신 예약 화면
지난 5일부터 화이자 잔여 백신 예약과 접종이 가능해지면서 그동안 백신 접종에서 소외됐던 20대들은 서로 예약 팁을 주고받으며 일종의 '게임'처럼 예약 행렬에 뛰어드는 추세입니다.

온라인상에는 '화이자 백신 접종 성공기'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자신의 블로그에 잔여 백신 신청 팁을 공유한 A(24)씨는 "이틀을 꼬박 투자해 접종 예약에 성공했다"며 "알림 신청을 기다리면 이미 늦고, 점심시간이나 오후 2∼4시를 공략해 (신청 페이지) 새로고침을 거듭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30대들도 백신 예약 경쟁에 가세하는 모습입니다.

기존에도 잔여 백신 예약이 가능했던 아스트라제네카(AZ) 등의 접종을 원하지 않았던 이들마저 대거 동참하고 나섰습니다.

직장인 황모(33)씨는 "AZ 백신은 맞기 싫어 지난달 주변에서 백신 예약 붐이 일어났을 때 동참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백신 인센티브 때문만이 아니라 가족과 나의 건강을 지키고 싶어 하루빨리 백신을 맞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수요보다 잔여백신 물량이 현저히 적다 보니 예약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이 주로 예약에 성공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오후 시간 업무에 매진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잔여 백신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형편입니다.

직장인 박모(24)씨는 "동갑인 대학생 친구가 최근 방학이라 시간이 많아서인지 온종일 휴대전화를 붙잡고 있다가 백신 예약에 성공했다"며 "요즘 한창 일이 바빠 예약할 짬을 못 내고 있는데 상대적인 박탈감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2030세대가 백신 접종에서 후순위로 밀려나 위험에 노출됐다며 불만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직장인 고모(29)씨는 "20대라고 해서 코로나19에 안 걸리는 것도 아닌데 왜 백신 접종에 차별을 두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감염 확산은 매번 '2030세대의 일탈' 탓으로 돌리면서 정작 백신은 맞지도 못 하게 하니 억울하다"고 말했습니다.

[ 유나겸 인턴기자 / optimusyu@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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