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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이션 시대 진입..."테이퍼링 빨라질까" 투자자들 '우왕좌왕'
기사입력 2021-06-1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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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시기로 진입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난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해 2008년 9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4월 말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조사한 향후 1년간 기대 물가상승률도 3.4%로 2013년 가을 이후 가장 높았다.

연방준비제도(Fed)는 2% 이내로 관리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한다.

단기적으로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은 불가피해 보인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해 엄청난 돈을 풀었으니 물가가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 재정적자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15%를 넘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두 자릿수가 예상된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다.

연준의 매입자산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거의 두 배나 증가했다.

이로 인해 미국 통화량(M2)은 지난해 2월 이후 26% 불어났다.


연준과 재무부는 이제 긴축 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을 향해 ‘소프트 랜딩’을 위한 대비를 적극 주문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5월 말 하원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이 몇 달간 지속되고 올해 말까지 높은 인플레이션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월 물가상승률을 두고 일시적 현상이라고 평가 절하했던 것과는 미묘하게 달라진 태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시장의 ‘긴축 발작’을 막기 위해 여전히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지만 연준 내부 매파들은 벌써 들썩인다.

주택저당증권(MBS) 매입부터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원자재·TIPS 인플레 헤지 상품 인기
이 같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투자처도 미국 내에서 큰 관심을 모은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 주식 시장부터 약세로 전환하는 것은 과거 학습으로 잘 알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헤지하기 위한 전통적 투자처는 원자재다.

금이나 은도 그렇다.

미국 부동산 가격도 이미 치솟았다.

안정적 배당수익에다 투자자산의 가격 상승에 따른 추가 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리츠(REITs)도 물가 상승기에 인기가 높아지는 상품 중 하나다.


TIPS(물가연동채권)라는 상품도 최근 인기몰이 중이다.

재무부가 발행하는 국채처럼 정부가 보증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은 데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오르면 원금도 늘어나는 구조다.

애초에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설계된 상품이다.

1년에 두 차례 이자를 지급받고 물가가 계속 오른다면 만기에는 ‘원금+α’를 돌려받는다.

실제 모닝스타다이렉트 분석에 따르면 올 들어 약 5개월간 미국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TIPS 등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237억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 1년간 신규 투자 총액이 224억달러였던 것을 떠올리면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TIPS 역시 장기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물가상승률이 국채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웃돌기는 어렵다는 예측 때문이다.

과거 인플레이션 시기에 주식 시장이 죽을 쑬 때 그나마 피해를 덜 입은 분야는 에너지와 헬스케어다.

차라리 배당수익률이 높은 이런 분야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조언이다.


가상화폐도 대안이 될까. 인플레이션이 최근 가상화폐 투자 열기를 부추긴다는 분석이 있다.

다만 중앙은행 통화 정책과 가상화폐 가격과는 직접적 연관성을 찾기 어렵고 과거 데이터도 없다.

또 주식처럼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지난해 초 주식 시장이 붕괴되자 가상화폐 가격도 급락한 전례가 있다.

인플레이션이 시장을 언제 얼마나 집어삼킬 것인지 아직 누구도 장담하지는 못한다.

당분간 살얼음판을 걷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honzul@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2호 (2021.06.09~2021.06.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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