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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급망서 '경찰' 역할론 커지는 삼성·TSMC
기사입력 2021-04-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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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민해방군이 보유한 극초음속 미사일 DF-17. 이 미사일을 통제하는 중국군 슈퍼컴퓨터에 대만 TSMC가 만든 칩이 이용된 것으로 확인되자 미국 상무부는 중국 칩설계 전문업체 등 7곳을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등재했다.

TSMC는 해당칩이 중국의 대량살상무기 시스템에 이용될 가능성을 전혀 몰랐다고 항변하고 있다.

<사진=중국매체 화면 캡처>

삼성전자와 TSMC가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경찰'과 같은 감시자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대량살상무기' 전용 위험을 들며 중국 반도체 설계 기업들을 블랙리스트로 등재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이 설계한 고성능 반도체 도면의 생산 의뢰가 들어올 경우 앞으로 삼성전자와 TSMC는 해당 칩이 군사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중국발) 손님은 가려서 받아라"는 미국의 압박이 크게 늘어난다는 뜻이다.


■中반도체 설계 업체 '블랙리스트' 지정 후폭풍

8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7개 중국 기업과 연구소를 상대로 미국의 기술력이 투입된 상품·서비스 거래를 금지시키는 '블랙리스트'에 등재했다.


이번 명단 등재는 과거 화웨이 등 트럼프 행정부에서 동일하게 이뤄진 제재보다 삼성전자(한국)·TSMC(대만)에 심대한 정치적 압박이 될 전망이다.


이유는 바이든 행정부가 처음으로 중국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대만 TSMC가 생산한 초고성능 반도체가 유입됐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주지하듯, 수 나노미터(nm) 기반의 초미세 공정으로 중국 고객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곳은 전 세계에 삼성전자와 TSMC 뿐이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7개 업체에서 반도체 업계가 주목하는 업체는 '파이티움'과 '선웨이'라는 중국의 반도체 설계업체들이다.


이 두 회사는 반도체 생산설비 없이 설계만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슈퍼컴퓨터에 쓰이는 칩 설계를 주력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 상무부 조사 결과 파이티움이 설계한 칩의 최종 목적지는 중국 인민해방군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통제하는 슈퍼컴퓨터에 장착됐다.


이번에 미국 상무부 블랙리스트 기업에 등재된 기업 중 한 곳인 선웨이가 제작한 슈퍼컴퓨터 시설 전경. <사진=신화통신>

■中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美기술력 투입된 셈

사건 개요을 보면, 파이티움은 설계한 고성능 칩 도면을 만들기 위해 먼저 대만 반도체 기업 알칩의 문을 두드렸다.


알칩에 먼저 생산 의뢰를 하고, 알칩은 이 설계 생산을 감당할 수 있는 초미세 공정 시설을 갖춘 TSMC에 최종 위탁했다.


물론 TSMC는 이 칩이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통제 컴퓨팅에 활용되는 사실을 모른 채 제작해 참여했다.


완성된 칩을 받아든 파이티움이 인민해방군과 연결된 중국공기역학연구개발센터(CARDC)에 제공하면서 마하 5이상 속도를 내는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DF-17) 제작에 쓰일 수 있었다는 게 미국 상무부의 최종 발표 내용이다.


대만 TSMC의 첨단공정에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등 미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함께 투입된다는 점에서, 미국의 첨단 기술이 중국 첨단무기 개발에 악용된 셈이다.


■中, 미국 '블랙리스트' 제재 쉽게 무력화

이 사건에서 드러난 여러 사실관계는 미국에 무척 뼈아픈 대목들이다.

그간 지속적으로 강화해오던 대중국 감시망에 줄줄이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은 중국공기역학연구개발센터를 상대로 1999년부터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등재한 상태였다.


그런데 중국공기역학연구개발센터가 블랙리스트 등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버젓이 미국 기술력이 들어간 고성능 칩을 쓰고 있었음이 이번 조사로 밝혀졌다.


둘째는 중국이 대만에 칩 생산을 맡기는 과정에서 '미들맨'에 해당하는 대만 업체(이 사건에서는 '알칩')를 끼고 거래를 했다는 사실이다.


파이티움과 TSMC 사이에서 졸지에 무기용 반도체 '알선' 혐의를 받게 된 알칩은 "파이티움과 공급계약서 상에 '무기로 활용되지 않는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었다"며 자사도 억울한 피해자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유를 막론하고 미국은 중국 기업이 여러 대만 업체들을 '미들맨'으로 거래단계에 끼워 넣을수록 해당 칩의 군사적 전용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중국 극초음속 미사일 시스템에 전용된 반도체 거래에서 중국 회사와 대만 TSMC 간 거래에서 '미들맨(중간 거래업체)' 역할을 한 대만 알칩사의 홈페이지 화면. 알칩이 생산을 의뢰하는 파운드리 고객에 TSMC와 함께 한국의 삼성전자도 고객사로 기재돼 있다.

알칩은 중국 파이티움과 계약 체결 당시 해당 칩이 군사적 용도로 활용되지 않는다는 명시적 조항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알칩 홈페이지>


■미중갈등, 삼성·TSMC에 '경찰' 역할 압박

반도체 업계는 중국 초고성능 반도체칩 설계업체들의 주문생산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이 삼성전자와 TSMC 두 곳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향후 양사가 중국발 설계생산 수요에 대해 보다 면밀한 검증 부담을 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장분석업체인 샌포드 번스타인의 마크 리 선임연구분석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파이티움이 블랙리스트에 등재되지 않은 상황에서 TSMC는 공급계약을 중단할 위치에 있지 않다"라며 미중 갈등에서 파운드리 업체들이 마주한 정치적 복잡성을 지적했다.


그는 "TSMC가 미국을 위해 (반도체 공급사슬의) 경찰 역할을 할 이유는 없다"며 "이 문제는 정치인들이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TSMC의 경우 공개적으로 "우리는 미국이든 혹은 중국이든 군사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모든 반도체 생산 주문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편 이번 미국의 신규 블랙리스트 기업 지정 조치에 대해 9일 중국의 한 관영매체는 '모기가 무는 것에 불과하다"며 일련의 블랙리스트 등재가 오히려 중국의 첨단기술 연구개발을 독려하는 동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지난달 정부와 군, 공기업 인사들의 업무 중 미국 테슬라 차량 이용을 금지시키는 등 미국 블랙리스트 조처에 상응하는 보복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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