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통큰 베팅'에도 통합온라인몰 반쪽짜리 런칭…롯데마트 제낀 쿠팡 등 이커머스업체 성장에 조급했나

【 앵커멘트 】
요즘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업체가 '유통 공룡'이 됐다는 말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죠.
이커머스 대표 주자 쿠팡이 작년 매출 기준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롯데마트를 제낀 사실도 유통 공룡 표현에 힘을 싣어주고 있습니다.
이같은 유통업체의 성장에 롯데그룹의 조급함이 여기저기서 감지고 있는데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특명에 따라 2년 가량 준비해 다음주 선보이는 롯데 유통계열사의 통합온라인몰이 결국 반쪽짜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유통업계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아무리 신동빈 회장의 특명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모습으로 통합온라인몰을 내놨어야 하지 않을까요.

정영석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오는 28일 롯데 온라인몰을 통합한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on'이 공개됩니다.

5년간 3조 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투자한다고 밝힌 이번 프로젝트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세 맞서 롯데쇼핑이 내놓은 회심의 카드.

▶ 인터뷰 : 강희태 / 롯데쇼핑 대표이사(2018년 5월)
- "궁극적으로는 저희 롯데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든 고객과 접점을 이룰 것이고, 그들을 상대할 것입니다. "

하지만 출시를 앞두고 기대와 달리 반쪽짜리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애초 롯데의 8개 온라인몰을 통합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롯데홈쇼핑과 롯데하이마트는 단순 입점 수준으로 알려졌고, 롯데면세점은 보세 물건을 판매하는 탓에 유통구조가 달라 제외됐습니다.

롯데홈쇼핑과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법인이 달라, 주주 설득이 필요하다는 것.

롯데홈쇼핑의 법인명은 우리홈쇼핑으로 롯데쇼핑이 최대 주주지만, 태광그룹도 45%에 이르는 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장사인 롯데하이마트는 롯데 계열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61% 수준.

여기에 슈퍼와 마트 등에선 신선식품에서 상품이 겹칠 가능성이 커 통합 효과에 대한 의문도 남습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두 곳의 데이터도 통합해 AI가 분석한 맞춤형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며 소비자는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롯데의 통합 몰은 오프라인 강자 롯데의 이커머스 사업 본격화로 경쟁의 신호탄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올해 초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롯데의 유통사업은 모두 온라인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만큼 앞으로 공격적인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롯데쇼핑이 통합몰을 준비하는 사이 이커머스 업체들은 몸집을 불리며, 쿠팡의 경우 지난해 연 매출 7조 원을 돌파하며 롯데마트를 뛰어넘었습니다.

롯데가 축적된 고객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에서도 유통 강자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정영석입니다.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