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에만 돈 쏟아붓는 산업은행·수출입은행…고사 위기 항공업계 "형평성 어긋난 특혜 지원"

【 앵커멘트 】
올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국내 항공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했죠.
정부 지원이 없으면 문을 닫을 정도라고 하소연하는데요.
이런 와중에 아시아나항공만 돈방석에 앉았습니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작년 1조6천억원 지원에 이어 1조7천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항공사 지원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산은과 수은이 아시아나항공에만 유독 돈을 쏟아붓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시아나항공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 포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을 하루라도 빨리 매각하려는 산은과 수은의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기업금융(IB)업계에서는 이미 HDC현산의 결정에만 목을 매고 있는 산은과 수은이 애처로울 정도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보도에 왕성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정부가 국책은행을 통해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에 1조 7000억 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미루면서 '인수무산설'까지 나오자 인수 완료를 위해 채권단이 움직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 인터뷰 : 산업은행 관계자
- "기본적으로 현산이나 아시아나나 당사자들이 전부다 지금 인수 관련해서 정상적으로 이행하기로 한 상황이어서…저희가 채권자 입장이다 보니까 인수에 대한 의지는 사실 양측 다 있는 거고 큰 과정에서 문제는 없기 때문에"

산은과 수은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에 '연명 장치'를 달면서 인수를 압박하고 있지만, 인수 협상에서 결정권을 쥐고 있는 HDC현산은 항공업계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입니다.

HDC현산이 이달 말로 예정됐던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인수대금 납입을 연기하면서 현재로선 매각 일정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HDC현산 입장에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본업인 건설업도 악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계약절차를 무리하게 마무리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지금 인수를 해도 본래 목표였던 경영개선은커녕 매달 2000억 원이 넘는 고정비만 떠안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 테이블의 최대 쟁점으로 꼽혔던 영구채 출자전환과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현금 지원 성격을 띠는 영구채 출자전환을 통해 앞으로 이자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만큼 인수자 입장에선 포기할 수 없는 카드입니다.

채권단은 입장발표를 통해 "HDC현산으로부터 영구채 출자전환을 요청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같은 채권단의 쏟아붓기식 아시아나항공 지원에 대해 항공업계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다른 항공사에 대한 조속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항공업계 관계자
- "항공산업이 코로나19로 어려운 형편입니다. 1~2차에 걸쳐서 정부의 지원 대책이 나왔고요. 하지만 부족한 면이 있고…모든 항공사들이 형평성에 맞게 조속하게 지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채권단이 매각 마무리를 위해 특혜 논란을 부추길 수 있는 통큰(?) 지원을 잇따라 내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찌됐든 항공업계는 지금이라도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의 업계 전반에 대한 통큰 지원이 조속이 이뤄지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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