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최고의결기구입니다.
그 금통위를 구성하고 있는 위원들과 관련해 생뚱 맞은 단어들이 자주 거론되죠.
바로 '비둘기파' '매파'입니다.
이는 금통위원마다 통화정책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인데요.
비둘기파는 경기 부양을 최우선 목표로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반면 매파는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을 지지합니다.
이런 가운데 새로 합류한 3명의 금통위원들이 오늘(21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는데요.
이들은 비둘기파일까요, 매파일까요.
비둘기파 2명이 새로이 합류한 금통위가 앞으로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경기부양, 금리인하쪽에 적극적으로 베팅할지 김용갑 기자가 가늠해습니다.
【 기자 】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통위원이 대거 교체됐습니다.
비둘기파로 평가받았던 신인석·조동철 위원과 매파로 평가받던 이일형 위원이 떠났습니다.
총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4명의 임기가 만료돼 3명이 교체됐고, 1명은 연임했습니다.
기획재정부가 조윤제 전 주미대사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 원장을, 금융위가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를 추천했고, 고승범 금통위원은 연임하게 됐습니다.
신임 금통위원들은 공통적으로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비상 상황이라는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불리는 조윤제 금통위원은 취임사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경제는 비상한 상황에 처해있다"며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통화정책면에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고,
금통위 사상 첫 연임한 고승범 금통위원도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위기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정책적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행 출신의 서영경 금통위원은 "앞으로도 민간에 대한 원활한 유동성 공급을 위해 추가적인 정책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매파로 평가받는 주상영 금통위원도 "금융 안정과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두 비둘기파 위원의 퇴임으로 매파쪽으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으나 신임 위원들 모두 위기를 언급하면서 비둘기적 성격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한편, 당연직인 총재와 부총재에 이어 한은 출신이 금통위원에 한 명 더 늘어나면서 이주열 총재의 의중이 더 반영될 수 있습니다.
또 조윤제 전 주미대사는 1952년생으로 이주열 총재와 나이가 같고, 장관급 공관장을 지내 총재급 위원으로 발언에 힘이 실릴 전망입니다.
미 연준이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 계획을 발표하는 가운데 한은의 위기 인식은 안일했다는 비판을 신임 금통위원들이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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