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20년만에 '삼성' 지우나?…8월까지 상표재계약 없으면 2년 뒤 '삼성' 뺀다

【 앵커멘트 】
재계에서는 아직까지도 국내 1위 그룹 삼성그룹의 가장 아픈 손가락으로 자동차 산업을 꼽죠.
삼성그룹이 1995년 3월 야심차게 설립했던 삼성자동차가 1997년 외환위기를 거쳐 프랑스의 르노그룹으로 넘어가면서 르노삼성자동차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그나마 남아있던 '삼성'이란 단어가 2년뒤인 2022년이면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데요.
오는 8월이면 상표계약이 끝나는데 삼성이나 르노쪽이나 어디에서도 재계약 얘기가 들려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산업에서 삼성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는 사연이 무엇인지 진현진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가 20년 만에 삼성 브랜드 유지를 놓고 갈림길에 놓였습니다.

르노삼성차 2019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르노와 삼성의 상표사용계약이 올해 8월 4일 종료됩니다.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2년간의 유예기간 후 2022년부터는 삼성 브랜드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습니다.

앞서 르노는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며 르노삼성차를 설립하고 2000년 8월 5일자로 상표 사용계약을 맺었습니다.

르노삼성차 매출액의 0.8%를 삼성 측에 지급하는 조건입니다.

이어 지난 2009년 6월, 양측은 계약 종료 1년여 전에 삼성 상표 사용계약을 10년 연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재계약 종료 4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연장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르노삼성차는 프랑스 르노와 관련 논의를 꾸준히 해왔고 유예기간에도 재계약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르노 본사가 독자 전략으로 나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삼성자동차의 탄생을 같이했던 엠블럼 '태풍의 눈'이 아닌 르노의 마름모 모양 '로장주'를 내세워 수입차 브랜드임을 강조한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김필수 / 대림대학교 교수
- "2~3년 전부터 르노의 엠블럼 가지고도 충분히 국내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삼성에 대한 부분들도 떼어놔도 문제가 없다는 인식 제고를 많이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이건희 삼성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자동차 사업이 실패한 뒤 이름과 엠블럼으로 명맥을 잇던 르노삼성이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진현진입니다.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