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최근 증권가에서 가장 잘 나가는 증권사하면 바로 메리츠증권, 이름부터 나오는데요.
메리츠증권은 작년 한해 영업수익(매출액)이 11조원을 훌쩍 넘어섰고 순이익만 554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제일 장사 잘하는 증권사'로 꼽혔습니다.
이같은 쾌거 뒷면에는 다른 어느 증권사보다도 공격적인 부동산PF 투자가 있었다는게 증권가의 중론인데요.
그렇게 메리츠증권에 성장 날개를 달아줬던 부동산PF가 메리츠증권의 최대 골칫거리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이나연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이달부터 '종금업 라이센스'를 반납한 메리츠증권은 그 동안 부동산PF 등에 있어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습니다.
메리츠증권의 부동산PF를 포함한 우발채무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8조5천328억 원으로, 자기자본 3조9천843억 원보다 2배 이상 많습니다.
대부분의 우발채무가 부동산과 연관돼 있지만, 그만큼 회사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아 왔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말 개별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100%로 설정하면서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를 줄여나가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습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PF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염가에라도 부동산 익스포져를 처분해야되는 압박은 점점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이때문에 지난 1분기 채무보증 규모를 줄이기 위해 1조 원이 넘는 PF 물량을 보험사 등에 셀다운(재매각)했지만, 여전히 많은 물량이 남아있습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에는 DGB금융과 1조 원 가량의 PF 물량 재매각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각자의 요구가 달라 협상 결과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자금운용한도를 효율화하는 차원에서 일부 부동산PF 물량을 매각하고 있지만, 채무보증액을 줄이기 위한 인위적 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다 코로나19가 심화되면서 PF ABCP와 항공기 등 실물 투자 위험이 높아진 것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PF ABCP는 일반적으로 3개월 안에 차환 발행되는 구조인데, 시장에서 매각되지 않을 경우, 증권사가 그 물량을 떠안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항공기와 선박, 해외PF 등의 신용익스포져도 1조8천954억 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38.3%의 비중을 차지해 언제든 돌발 리스크로 자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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