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 두 사람이 대통령 앞에서 'F'로 시작하는 욕설과 고성 등을 내뱉으며 격렬한 말다툼을 벌였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백악관 웨스트윙에서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다른 관료들이 보는 가운데 크게 다퉜다고 미국 정치 매체 액시오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다툼의 발단은 국세청장 직무대행 인사에서 비롯됐다.

서로 자신이 밀고 있는 인사를 국세청장 직무대행 자리에 앉히려다가 정면충돌까지 발생했다.


목격자 중 한 명은 액시오스에 "집무실에서 그들은 물리적으로 얽히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눈앞에서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회의에서 베선트가 머스크와 마주했을 때 'F 욕설'이 날아다니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웨스트윙에서 억만장자인 중년 남성 두 명이 마치 WWE(프로레슬링)를 하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승자는 베선트 장관이었다.

베선트 장관의 지지를 받은 마이클 포켄더 재무부 부장관이 직무대행에 낙점된 것이다.

머스크가 내세웠던 게리 섀플리 국세청장 직무대행은 불과 사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과거 앨 고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던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내 실세로 거듭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황태자로 불리던 머스크를 꺾은 베선트 장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상호관세 유예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사임 철회를 끌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조국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놓고 놀랍도록 열정적인 이들을 한 팀에 넣는 게 비밀은 아니다"며 "이견은 건강한 정책 과정의 일부"라고 밝혔다.


둘의 악연은 취임 전부터 이어졌다.

인수위원회 시절 머스크는 트럼프 2기 첫 재무장관으로 베선트가 아닌 하워드 러트닉을 추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베선트를 재무장관에 임명했다.

이후에도 양측은 재무부 내부 인사를 두고 충돌을 빚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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