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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로봇 스포츠대회에 참가하는 중국 애지봇의 홍보 영상. 애지봇 |
중국이 지난주 세계 최초로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마라톤 대회를 열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가운데 이번에는 '로봇 올림픽'을 개최한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딥시크와 더불어 휴머노이드 로봇을 중국이 새로운 기술 굴기로 과시하려는 의도와 함께 자국 산업의 자동화 전환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 현장에 투입해 세계 제조업의 허브로서 중국의 위상과 패권을 강화하려는 포석인 것이다.
23일 커촹반일보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우시에서는 24일부터 제1회 체화지능 로봇 운동회가 사흘 일정으로 열린다.
체화지능이란 물리적 실체를 보유한 인공지능(AI)이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해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번 대회는 중국 국무원 산하 공적 학술단체인 중국전자학회가 주최한다.
중국전자학회가 매년 여는 글로벌 최대 규모 로봇 박람회인 세계로봇대회의 사전 행사로 준비됐다.
세계로봇대회 본 행사는 오는 8월 베이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중국 공공부문은 이달에만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두 차례 세계 최초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2023년 정부가 휴머노이드를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지정한 이후 전략적인 육성 노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지난 19일 베이징시는 세계 첫 휴머노이드 마라톤 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리양 세계로봇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종합 스포츠 행사"라며 "베이징 로봇 마라톤과 비교해 규모와 내용이 훨씬 방대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는 다양한 경기 종목과 함께 공연·포럼까지 다채롭게 준비됐다.
휴머노이드 간 성능을 겨루는 경기로는 축구·농구 등 구기종목이 있고 댄스도 펼쳐진다.
달리기는 빠른 가속이 필요한 단거리와 균형 잡기가 중요한 산악 지형으로 세분화했다.
장레이 상하이 휴머노이드혁신센터 수석연구원은 "축구·농구는 로봇이 실시간으로 패스나 슈팅 등 적합한 행동을 선택해야 한다"며 "참가하는 로봇은 정밀 제어 기술과 유연한 관절로 점프나 회전처럼 복잡한 동작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내구성에 중점을 뒀던 마라톤 대회보다 다양한 능력이 공개되는 셈이다.
중국 로봇산업의 선도기업으로 꼽히는 유니트리를 비롯해 샤오미로보틱스, 애지봇 등 여러 회사가 자사 최신 모델을 선보인다.
유비테크는 2016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맨체스터시티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협업해왔다.
마이클 탐 유비테크 최고브랜드책임자(CBO)는 "2040년께 EPL 선수를 가뿐히 이기는 휴머노이드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장레이 수석연구원은 "이번 대회는 중국 로봇산업의 인기와 기술혁신 속도를 보여줄 것"이라며 "젊은 기술기업의 혁신과 중국의 자립형 기술전략을 드러내는 좋은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관련해 중국이 최근 세계 첫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를 개최한 배경으로 로봇 자동화에 대한 중국 내 관심과 확산을 고조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중국 내 권력 2인자인 리창 총리가 지난달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지능형 로봇을 적극 개발해 육성할 것을 공개한 점과 AI·로봇공학 등을 지원하는 1370억달러(약 200조원) 규모 벤처펀드를 가동하기로 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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