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형, 이제 정신 좀 차렸어?...동맹에 인상 쓰던 美, 웃는 얼굴로 돌변

트럼프 “24일 우크라와 서명”
中, 희토류 美 수출 통제에
우크라에 협상안 일부 양보

美·우크라·유럽 3자회동
루비오 참석해 종전 논의

대서양동맹 한자리에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왼쪽부터)과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 귄터 자우터 독일 외무부 정치국장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회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 = AFP 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협정 시간표가 나왔다.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감정싸움 끝에 파국으로 끝난 광물협정 서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의 광물협정에 대한 질의에 “오는 24일에 서명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6일쯤 협정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해 실제 서명 날짜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날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광물협정 체결 협상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의향서(MOI)에 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광물협정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부터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각종 군사·재정 지원 비용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당초 약 3000억달러(약 427조원)에 달하는 지원 비용 회수를 요구했으나, 최근 협상 과정에서 이를 1000억달러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희토류 등 핵심광물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가 광물협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현재 희토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으며, 어떤 기업이 희토류를 받을 수 있을지 결정할 권한을 지니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중국 외에는 희토류 정제 시설을 갖춘 나라가 거의 전무하다”면서 “미국을 더 취약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희토류 생산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이 상당수 나온다.

이 탓에 유럽연합(EU)을 포함한 다수 국가들은 자국 내 희토류 생산을 회피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은 전체 희토류 화합물 및 금속 수입의 7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버밍엄대에서 필수 원자재에 대해 연구하는 개빈 하퍼 박사는 BBC에 “중요한 희토류 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스마트폰에서 군사 하드웨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 비용이 즉시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여러 미국 기업의 생산성이 둔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전 협상 과정에서 유럽 동맹을 무시하던 미국의 태도도 바뀌었다.


미국을 비롯해 우크라이나와 프랑스, 영국, 독일 외교·안보 대표단이 프랑스 파리에서 종전을 위한 회담을 가졌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엘리제궁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 협상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과 위트코프 특사가 프랑스를 공식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에서는 장-노엘 바로 외무장관과 에마뉘엘 본 대통령 외교 고문도 참석했다.


같은 날 조너선 파월 영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옌스 플로트너 독일 가안보보좌관이 파리를 찾았다.

우크라이나에서도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실장,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각국의 우크라이나 안정보장 연합체인 ‘의지의 연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간 첫 고위급 대화가 이뤄진 셈이다.


이번 회담과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참여하는 긍정적인 과정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동안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과정에서 배제됐다며 불만을 제기해 왔다.

이들 고위급 대표단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연이어 다자 회담을 이어갔다.

다만 이날 회담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바로 장관은 “미국, 우크라이나, 유럽이 같은 테이블에 모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우면서 종전을 추진했다.

하지만 전황 우위를 가진 푸틴 대통령이 여러 이유를 대면서 휴전안 수용을 미루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성공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리 소재 싱크탱크 정치적결정 연구센터(CERAP)의 니콜라 텐저 센터장은 자유유럽방송에 “미국은 이제 유럽 없이는 어떤 종류의 합의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루비오 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하며 파리에서 이뤄진 우크라이나 및 유럽 국가들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 알렸다”고 밝혔다.

엘리제궁은 이날 참석한 5개국은 내주 런던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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