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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동맹 한자리에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 귄터 자우터 독일 외무부 정치국장(왼쪽부터)이 17일 프랑스 파리의 외무부 청사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회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AFP연합뉴스 |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협정 시간표가 나왔다.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감정싸움 끝에 파국으로 끝난 광물협정 서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광물협정과 관련한 질의에 "오는 24일 서명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6일쯤 협정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언급해 실제 서명 날짜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날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광물협정 체결 협상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의향서(MOI)에 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광물협정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부터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각종 군사·재정 지원 비용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회수 비용으로 무려 3000억달러(약 427조원)를 요구했으나 최근 협상하면서 이를 1000억달러 수준까지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희토류 등 핵심광물 수출을 통제한 조치가 광물협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BBC는 중국이 현재 희토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으며 어떤 기업이 희토류를 받을지 결정할 권한을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은 전체 희토류 화합물·금속 수입의 7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버밍엄대에서 필수 원자재에 대해 연구하는 개빈 하퍼 박사는 BBC에 "중요한 희토류 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스마트폰부터 군사 하드웨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비용이 즉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협상하는 과정에서 유럽 동맹을 무시하던 미국의 태도도 바뀌었다.
미국·우크라이나·프랑스·영국·독일의 외교·안보대표단이 프랑스 파리에서 종전을 위해 회담한 것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협상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장노엘 바로 외무장관과 에마뉘엘 본 대통령 외교 고문도 참석했다.
유럽 각국의 우크라이나 안정보장 연합체인 '의지의 연합'과 트럼프 행정부 간 첫 고위급 대화가 이뤄진 셈이다.
그동안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종전협상에서 배제됐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전황에서 우위를 보이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여러 이유를 대면서 휴전안 수용을 미루자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성공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종전협상에 관한 실마리가 풀리지 않자 루비오 장관은 협상에서 발을 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평화) 협상에 관심이 있다"면서도 "세계에는 다른 우선 과제가 많으므로 진전될 조짐이 없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협상)이 가능한지 아닌지를 며칠 안에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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