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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유출된 자금이 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자본 유출의 주요 통로로 자리 잡은 셈이다.
16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국내 거래소에서 유출된 가상자산은 총 84조8737억원에 달한다.
이 중 41.56%인 35조2818억원이 테더(USDT)와 USDC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시세차익을 노릴 수 없어 일반적으로 투자용으로 거래되지 않는다.
자산을 해외 거래소 또는 개인 지갑으로 이동하기 위한 수요가 대부분이다.
국내에 규제가 많다 보니 자유로운 투자 활동을 위해 해외 거래소로 급격하게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77조4600억원에 달한다.
거래대금의 44.97%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해외 전송 수요였다는 얘기다.
같은 비중(41.56%)을 3월부터 지난 13일까지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에 대입하면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50조2778억원이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해외로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계엄 사태 등으로 코인 시장이 뜨거웠던 때다.
스테이블코인은 거래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전체 가상자산 해외 유출 중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비중은 27% 정도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 1월과 2월에는 각각 42%와 55%까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로 상장 자율성이 크게 제한됐고 파생 거래도 불가능하며 신규 서비스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 유출에 불을 붙인 게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셈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거래소에서 기축통화로 지원되고 추가로 환전할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자본 유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활용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면서 화폐의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며 “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활용 실태나 향후 대응 방향 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스테이블코인
달러화 등 기존 화폐에 고정 가치로 발행되는 가상화폐.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일반적인 가상자산과 달리 송금 과정에서 가치 변동이 발생하지 않는다.
가상자산 이전을 위한 수단으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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