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해 "2월 이후 나쁜 시나리오로 오고 있다"고 밝혔다.
16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작년 11월 정도부터 위험성이 있다고 인식했지만 1월에는 시장이 안정적이어서 (영향이) 그렇게 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관세정책이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일본에서는 수출이 늘지 않고 미국에서는 물가가 상승해 소비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와 환율 등 시장 동향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예단하지 않고 (영향 등을)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에다 총재는 미국 관세로 일본 경제가 위축될 경우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에 관해서는 자료 검토뿐만 아니라 의견 청취 등을 통해 적절하게 정책을 운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 인상 속도와 관련해 "적절한 속도로 지속할 방침"이라며 "상황에 따라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정세 변화에 대처해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쌀과 채소가격이 급등한 요인으로 날씨를 꼽은 뒤 "채소가격은 이미 정점을 지나 하락하고 있으며 쌀 가격 상승률도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외 다른 식품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진정되고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우에다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하락하고 기업이 임금을 대폭 올리면 올해 중·후반부터는 하락해왔던 일본 실질임금이 오름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식품가격이 내려가지 않거나 세계 공급망에 혼란이 발생하면 물가가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에다 총재는 2023년 4월 취임한 이후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를 대표하는 대규모 금융 완화를 수정하고 나섰다.
대규모 금융 완화는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고 통화 공급량을 늘리는 정책이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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