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고 상품 비트코인 현물 ETF
국내 투자자들도 큰 관심 보일 것
이슈별 접근해 제도개선 속도 높여야
운용사·증권사 등 여의도서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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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 <자료 = 한국투자신탁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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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 <자료 = NH투자증권> |
한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이뤄지면 전통 금융 시스템과 가상자산 생태계의 융합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법·제도 정비가 뒷받침되면 증권사와 운용사 중심의 ETF 생태계에 가상자산 산업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14일 여의도에서 열린 ‘BTCON RWA 서밋 2025(한국에서의 기관 차원의 크립토 금융 도입 섹션)’에서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비트코인 ETF가 허용되면 전통 ETF 생태계가 가상자산을 포괄하는 확장된 구조로 발전할 것”이라며 “증권사, 운용사, 수탁사, 지수사업자 등이 유기적으로 협업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 본부장은 “예를 들어 ETF 운용 수익이 발생하면 그 이익은 증권사의 대차 거래, 수탁사의 계약 수수료, 지수사업자의 라이선스 수익 등으로 나뉘며 전체 생태계가 활성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운용사는 주식을 대차해 이익을 얻고, 증권사는 해외 IB와 협업을 통해 더 낮은 조달금리로 스와프 계약에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는 700여 개 신설 ETF 중 투자금 유입 1위를 기록해 최고의 투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블룸버그는 역사상 비트코인 현물 ETF만큼 성공적으로 데뷔한 상품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ETF 도입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는 등 상장이 가시화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한국에서도 이미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투자할 수 있는데 ETF가 필요하겠냔 의문이 있지만, 미국 사례를 보면 충분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국내 보수적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ETF 형태가 더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파급력이 과대평가 됐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홍 책임연구원은 반박했다.
그는 “비트코인 ETF는 미국에서 출시된 지 1년 3개월 만에 900억 달러(약 120조 원)의 자금을 끌어모았고, 국내에도 1조 원 이상의 ETF가 36개에 이를 만큼 기반이 잘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에서도 가상자산법 2단계 입법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옆 나라 일본을 포함해 전 세계 국가들이 하나둘 가상자산 현물 ETF를 상장하려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현물 ETF를 상장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선 ‘이슈별 접근’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통적으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 본부장은 “ETF가 안정적으로 운용되려면 증권사와 운용사의 역할 외에도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 대차거래 가능 여부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책임연구원은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가 명확해져야 법인도 자산 조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관련 규제가 있어야 산업 진입도 가능하다”며 “모든 걸 한 번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주제별로 나눠 속도감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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