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에만 국가예산 5%
“성장에 대한 신뢰 낮아져”

지난 8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무상급식 정책이 외국인 투자자를 이탈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로 글로벌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대통령의 인기 영합형 정책까지 더해지자 인니 증시에서는 27년 만에 가장 큰 외인 매도세가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올해 1분기 외국인 투자자는 18억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의 인니 주식을 순매도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인니에서 1분기 기준 1998년 이후 가장 많은 자본 유출에 해당한다.

지난달 18일 자카르타종합지수(JCI)는 2011년 9월 이후 최초로 장중 7%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투자사 설문을 통해 “현재 인도네시아 자산은 매수할 유인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조사에 응한 곳은 호주 멜버른부터 영국 런던까지 전 세계에 걸친 투자회사 12곳이다.


정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위협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새롭게 취임한 프라보워 대통령은 전국 무상급식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올해 시범적으로 투입되는 예산만 171조루피아(약 14조6000원)으로 전체 국가 예산(3621조루피아·약 308조1000억원)의 5%에 달한다.


인니 정부는 전국 무상급식 필요 예산을 연 460조루피아(약 39조1000억원)로 추산 중이다.

올해 국가 예산 기준 13%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이에 각종 인프라 건설을 담당하는 공공사업·주택부 예산 70%가 줄어 21개 이상의 댐·도로·교량 건설 프로젝트가 연기됐다.

교육 관련 예산도 삭감 및 무상급식에 전용돼 지난 2월 대규모 학생 시위의 주원인이 됐다.


대통령 권한 강화 정책 역시 시장 신뢰를 낮추고 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재무부·국가개발계획부·행정개혁부 등 핵심 부처를 대통령 직속으로 조정했다.

이들은 본래 경제조정부 하위 부처로서 전문가가 경제 정책 실권을 잡는 인도네시아 행정부의 상징이었다.


캐럴 라이 브랜디와인글로벌인베스트먼트 매니저는 “시장이 매우 불안하다”며 “정부 지배구조와 관련된 잡음이나 큰 인사가 또 발생하면 다시 매도세가 촉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롭 브루이스 오브리캐피털 펀드매니저는 “폭탄급은 아니라도 성장과 신뢰를 갉아먹는 작은 사건이 많이 발생 중”이라며 “투자자는 이런 방향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브리캐피털은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자산을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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