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오사카 엑스포 ◆
"프로이데(환희). 프로이데(환희)."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가 오사카 서쪽 인공섬 유메시마에서 13일 공식 개막했다.
전시장 가운데 놓인 목조 건축물 '그랜드 링' 위에 늘어선 자원봉사자 1만여 명이 베토벤 교향곡 9번 '환희의 송가'를 합창하며 입장객들을 환영했다.
궂은 날씨에도 이날 관람객 수는 당초 예상됐던 14만명보다 많은 15만명가량의 인파가 몰리며 흥행에 대한 우려를 떨쳐냈다.
오는 10월 13일까지 6개월 동안 이어지는 오사카 엑스포의 주제는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 디자인'이다.
오사카에서 열리는 엑스포는 1970년 이후 55년 만이다.
일본은 2005년에도 아이치현에서 엑스포를 개최한 바 있다.
전날 실시된 개막식에서 나루히토 일왕은 "엑스포를 계기로 세계 사람들이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이나 자연계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도 존중해 지속하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왕은 10세 때인 1970년 오사카 엑스포에서 '달의 돌'과 무선전화기를 봤다면서 "최신 기술에 놀란 것을 지금도 기억한다"며 "아이들이 전 세계 국가·지역·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높여 미래 사회에 관해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엑스포에는 전 세계 158개 국가·지역과 일본 기업들이 참여했다.
그랜드 링 안팎에 전시관 84개가 들어섰다.
자재비·인건비 급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네팔·인도 등 5개 나라는 개관식을 연기하기도 했다.
한국관은 그랜드 링 북쪽 지역에서 만날 수 있다.
용지 면적은 3501㎡로 해외관 중에서 가장 크다.
정면에 높이 10m, 폭 27m에 이르는 거대 미디어 파사드가 설치됐다.
여기에 사용된 디스플레이는
LG전자 제품이다.
한국관은 전시관 3개로 구성돼 순서대로 둘러볼 수 있게 했다.
마지막 3관에서는 한국의 문화적 키워드를 보여주는 K팝 스타일의 영상 3개를 대형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
엑스포 참가국은 행사기간 중 하루를 '내셔널 데이'로 배정받아 별도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한국의 날'은 5월 13일이다.
이때에는 외교사절단인 조선통신사 행렬이 뱃길을 통해 유메시마로 들어오는 행사가 재연되고 K팝 공연 등이 펼쳐진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엑스포 전시관 중 8곳을 추천했다.
우선 세계 최대급으로 럭비공 모양 '화성의 돌'을 전시한 일본관과 동식물·바람·안개 등으로 실제 같은 숲을 표현한 스미토모관이 꼽혔다.
또 인공심장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오사카 헬스케어관과 외벽에 대형 미디어 파사드가 설치된 한국관도 볼만한 곳으로 거론됐다.
여기에 '달의 돌'과 우주 관련 전시물을 감상할 수 있는 미국관, 아랍 전통시장인 '수크' 골목을 재연한 사우디아라비아관, 예술과 기술을 접목한 이탈리아관, 인간과 안드로이드 간 공존을 고민하는 생명의 미래관 등이 언급됐다.
야심 차게 시작된 오사카 엑스포지만 불안한 부분은 많다.
우선 흥행 부진이다.
사전 입장권 판매량은 지난 9일 기준으로 목표 대비 65%인 906만장에 불과하다.
주최 측이 예상한 관람객 2820만명과도 격차가 크다.
메탄가스 문제도 고민이다.
매립지에 엑스포 용지가 조성된 관계로 메탄가스 폭발 위험이 남아 있는 것이다.
입장권뿐만 아니라 내부의 비싼 음식값이나 현금 사용 규정 등에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바퀴로 끄는 가방 반입이 전면 불허되고 짐을 가져오지 못하도록 입구에 짐 보관 로커를 하루 1만엔(약 10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으로 운영하는 것도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오사카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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