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린 해저 통신케이블, 수상해”...日, AI 감시시스템 개발 추진

일본 총무성, 4년간 자국기업에 수백억원 보조금
작년 하반기 부터 대만 인근 해역과 발트해서 손상 잇따라

작년 12월 대만해협에서 해저케이블 절단을 의심받은 화물선. [AFP=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국제통신 해저 케이블의 이상 여부를 인공지능(AI)으로 감시하는 시스템 개발을 추진한다.


최근 해저케이블이 손상되는 사례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이상을 신속하게 감지할 수 있게해 대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는 고장지점을 특정하는 데 약 24시간이 걸리는데, 이를 1시간 이내로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시스템 개발을 위한 기업 공모에 조만간 착수해 2028년까지 수십억엔(수백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총무성은 조만간 참여할 기업을 공모하고, 2028년까지 4년간 수백억 엔(수백억원)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상용화를 위한 실증 실험 지원도 염두에 두고 있으며, 해저 케이블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NEC 등을 지원 대상으로 상정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AI가 통신 및 전력 공급 데이터를 항시 모니터링해, 통신 단절이나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포착할 수 있도록 한다.

고장이 발생한 구역의 선박 항해 기록 등과 대조해,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선박을 신속하게 특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섬나라인 일본은 국제 통신의 99%를 해저 케이블에 의존하고 있다.

고정밀 감시 기술과 체계를 갖추면 고의적인 절단 행위를 막을수 있을 뿐 아니라, 일상적인 유지보수 작업의 효율성이 올라간다는 이점도 있다고 닛케이는 소개했다.


한편, 2024년 하반기 이후 대만 인근 해역과 발트해에서 해저 케이블 손상 사례가 잇따랐다.

닛케이는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관련돼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며 “중국 선박과학연구센터가 최근 첨단 케이블 절단 장비를 개발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고 전했다.


현재 일본 근해와 태평양 지역은 한·중·일 기업이 공동으로 케이블의 유지·보수를 맡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이 ‘보수 작업’을 명분으로 군사 및 상업 데이터를 도청하는 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에 우려를 보인 바 있다.


해저 케이블 시장은 기존에는 미국의 서브컴, 프랑스의 알카텔, 일본의 NEC 등 3개사가 세계 시장을 과점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이 자국 정부의 원조를 등에 업고 개발도상국에 해저 케이블을 구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글로벌 통신량이 계속해서 늘면서 구글이나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잇따라 해저 케이블 포설 계획을 내놨다.

이로 인해 이상 감지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으며, 향후 새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