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최대 럭셔리 기업인 프라다그룹이 베르사체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프라다그룹이 밀라노에 뿌리를 둔 이탈리아 브랜드 베르사체를 인수해 몸집을 불리면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케링 등 프랑스 굴지의 럭셔리 기업과 본격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프라다그룹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카프리홀딩스(옛 마이클코어스)로부터 베르사체를 12억5000만유로(약 2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계약으로 베르사체가 2018년 카프리홀딩스에 매각된 지 6년 만에 이탈리아 소유로 돌아오게 됐다.
고급스럽고 절제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프라다와 달리 베르사체는 화려한 바로크 스타일로 유명하다.
이번 인수를 통해 프라다그룹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새로운 고객층 유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이번 계약으로 프라다그룹은 몸집을 키워 루이비통·크리스챤 디올·펜디 등을 보유한 LVMH, 구찌·생로랑·발렌시아가를 소유한 케링 등과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탈리아는 전 세계 개인 명품 생산량의 50~55%를 차지하지만 프랑스의 LVMH나 케링 대비 규모가 큰 기업은 부족한 실정이다.
프라다그룹은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고 시가총액이 140억유로(약 23조원)에 달하는 이탈리아 최대 럭셔리그룹이지만, LVMH(약 2500억유로)나 케링(약 200억유로)에 대비 그 규모가 작은 편이다.
특히 LVMH와 케링이 그간 여러 이탈리아 브랜드를 인수해 온 데 반해 이탈리아 기업들은 대형 인수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
프랑스 기업들은 최근까지도 이탈리아 브랜드에 적극 투자 중이다.
케링은 2023년 이탈리아 브랜드 발렌티노 지분 30%를 인수한 바 있다.
안드레아 구에라 프라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베르사체 인수는 새로운 차원을 더하는 상호 보완적인 방향"이라며 "이제 새로운 장을 열 준비가 됐다"고 포부를 밝혔다.
파트리치오 베르텔리 프라다그룹 회장은 "프라다와 베르사체는 창의성, 제품에 대한 정성과 강력한 문화적 유산에 대한 헌신이라는 공통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목표는 베르사체의 유산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베르텔리 회장은 프라다 창립자인 마리오 프라다의 손녀 미우치아 프라다의 남편이다.
[문가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