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산으로 인한 칩가격 상승
깜짝 실적 불구하고 반도체주 계속 하락
경기침체 우려 때문에 낙폭과대, 10일 급반등
대중국 관세 125% 부담은 여전
세트 가격 상승 불가피, 부품 수요 제약될 것
상호관세 90일 유예에 따른 미국발 훈풍에 한국 반도체주들이 모처럼 반등했다.
반도체주는 외국인 비중이 크고 경기 민감도가 높아 최근 관세로 인한 ‘패닉셀’ 장세에서 낙폭이 컸던 업종이었다.
그러나 상호관세가 발효될 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되고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 돌아오면서 반도체주가 올해 업황 개선에 따른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다시 생겼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가 6.42% 상승한 데 이어
SK하이닉스는 11.03% 올랐다.
반도체 소부장들 역시 ISC가 9.98%,
테크윙이 9.51% 오르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반도체주의 동반 상승엔 9일(현지시간) 나스닥이 12.16%,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8.73% 오른 영향이 컸다.
무차별적 관세로 인한 경기침체 공포감이 컸는데 관세유예 덕분에 반도체 수요 및 투자가 당분간 꺽이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H20 칩에 대해 중국 수출을 제한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엔비디아 주가가 18.72% 급등하면서 한국의 밸류체인 기업 주가를 끌어올렸다.
반도체는 관세 부과 대상이 될지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상호관세로 인한 PC 및 휴대폰 수요 감소 우려를 선반영하며 지난달 말부터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재고 조정과 공급 축소 영향으로 메모리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도 공급제한 효과가 2분기부터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하기 전 시장조사업체 옴니아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올해 D램 수요는 전년 대비 18% 증가하는 데 공급은 14% 증가에 그친다.
낸드플래시는 공급증가율이 소폭 높은 편이다.
다만 기업들이 추가적인 감산에 나서며 2분기부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칩 가격 상승 추세는 관세 발효 전 부품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수요 때문이라는 해석이 우세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힘을 못썼다.
고율의 상호관세가 현실화되면 가격 부담으로 인한 수요 감소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선제적 재고 확보 영향이 얼마나 강했는지에 관한 고민이 시장에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실적을 전망하려면 수요 회복 여부를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AI반도체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강한 상황이다.
10일 발표된 TSMC의 3월 매출은 2859억 대만달러로 전월 대비해서는 10% 늘어났고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6.5%가 급증했다.
다만 시장의 안도랠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2월 1일에도 90일간 대중국 관세유예를 하면서 시장에서 반등세가 나왔지만 또다시 관세 부과를 하며 변동성이 확대된 적이 있다.
여기다 대중국 관세율이 125%로 크게 뛴 것도 부담이다.
국내 반도체가 중국, 대만에서 중간 조립을 거쳐 수출되는 상황이라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세트 디바이스의 최종 수요를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중국 관세로 중국 스마트폰 주문자생산(OEM)회사들이 보수적으로 재고 관리를 하면서 반도체 부품 구매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 수요 감소 시나리오를 반영해 마이크론 주가는 2023년 초 수준까지 돌아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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