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실채권 매각 역대 최대···비은행권 건전성 ‘경고등’

삼정KPMG ‘NPL 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

삼정KPMG가 10일 발간한 ‘부실채권(NPL) 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 <자료 = 삼정KPMG>
작년 국내 은행들이 자산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매각한 부실채권(NPL) 규모가 8조 3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 원인은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분석된다.

특히 기업여신 부문이 전체 부실채권의 80%를 차지해 구조적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정KPMG가 10일 발간한 ‘부실채권(NPL) 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4조5000억 원(신용카드 부문 제외)이다.


2022년 말(10조1000억 원) 이후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여신 부실채권이 11조 7000억 원으로 1년 만에 30% 늘어난 가운데 가계여신도 2조 6000억 원으로 13% 증가한 탓이다.


국내 은행들은 자산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2023년부터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매각했고, 지난해 연간 매각 규모만 8조 3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러한 기업여신 중심의 부실채권 확대는 은행권 전반의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2024년 4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0.44%로, 연말 연체채권 정리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0.45%) 대비 하락했지만, 전년 동기(0.38%) 대비로는 0.06%P 상승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연체율은 0.67%로 가장 높았으며, 특수은행도 0.61%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비은행권금융기관은 연체율이 더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2.18%로, 주택담보대출(1.1%)보다 기타대출(2.73%)이 높은 수준을 보이며 상승을 견인했다.

기업대출 연체율(6.4%)은 전년 동기(4.23%) 대비 2.17%P 상승했다.


상호금융조합의 지난해 상반기 연체율은 4.38%, 3분기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8.39%로 크게 올라갔다.


부실채권비율도 전년 동기 3.91%에서 6.63%로 급증했다.


삼정KPMG는 올해도 부실채권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와 수출 둔화, 높은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지속하면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부실채권 공급이 확대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김정환 삼정KPMG 전무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무역갈등 심화가 글로벌 경기 둔화를 일으키며 국내 기업과 비은행권의 연체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전무는 “부실채권 시장은 올해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금리 동향,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등 다양한 변수에 대응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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