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확전 가능성
아시아 증시 개장 전부터 불안
닛케이225 코스피 하락 출발
위안화값 시장 창설來 최저치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 급등
증시급락 인한 마진콜 영향
亞서 미국 국채 매도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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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전쟁에 따른 국내외 증시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미·중 관세 협상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미국 S&P500지수가 1.57% 하락한 후 9일 열린 아시아 증시는 개장 전부터 불안감이 확산됐다.
오전 6시36분 달러당 위안화값이 7.4273위안까지 떨어지면서 또 한번 무역전쟁이 촉발한 환율전쟁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닛케이225, 코스피는 모두 하락 출발했다.
여기에 오후 12시 미국채 30년물이 4.5%를 넘어가면서 한·일·대만 증시는 하락세를 더했다.
지급준비율 인하 기대가 높아진 상하이종합지수만 상승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시간으로 9일 한국·일본과 협상에 대해 소셜미디어에 “한미 양국 모두에 훌륭한 거래(deal)를 할 수 있는 조건과 가능성이 있다”고 한 상황에서 아시아 증시가 급락한 이유는 미국·중국 간 제 2 무역전쟁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달러대비 중국 위안화값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환시장에서 9일 장중 역외 위안화값이 달러당 7.4273위안까지 하락하며 2010년 역외위안화 시장이 창설된 이래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환율을 달러당 7.2066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보다 달러대비 위안화값이 0.0028위안(0.04%) 내려갔다.
전날 위안화값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 7.2위안선을 깨뜨린 이후 이틀 연속 7.2위안을 하회한 것이다.
인민은행 고시환율을 ±2% 변동 폭 내에서만 움직일 수 있도록 중국 당국이 관리하고 있다.
아루프 채터지 웰스파고 거시전략·신흥시장 부문 전무이사는 블룸버그에 “우리는 이제부터 위안화 가치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 역시 기준환율에 더 큰 유연성을 암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절하 흐름은 당국이 관리하는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절하가 될 것”이라며 역외 위안화값이 달러당 7.50위안 이하로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장은 7.20위안을 사실상 중국당국이 넘기지 않으려는 심리적 경계선을 간주해왔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위안화값을 떨어뜨려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위안화값 하락은 중국 경제에 대한 숏포지션(하락베팅)을 부추기고, 자본유출 악화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시키며 미국을 자극하는 부작용이 있는 만큼 급격한 가치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타파니 왕 JP모건 외환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중국 인민은행이 다음 방어선을 어디에 설정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분명한 것은, 그 기준선이 더 낮아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중국은 관세에 대한 대응책으로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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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격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 선에 바짝 다가선 9일 명동 외화 환전소에 원달러, 원엔 등 주요 통화 거래가가 표시돼 있다. [이승환 기자] |
달러당 7위안이 무너지면서 무역전쟁 확대와 경기침체 가능성은 높아졌다.
2019년 8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이 공격적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이번에도 중국이 위안화를 절하하는 방식으로 대중국 관세에 대항한다면 중국의 소비가 약화돼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여기에 미국 국채 급등의 배후에는 중국이 있을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며 양국간 전면전도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미국 10년물, 30년물 금리는 급등세를 보였다.
10년물은 4.511%, 30년물은 4.997%까지 수익률이 치솟으며 국채 가격을 폭락시켰다.
이번주부터 증시급락으로 인한 마진콜(담보 부족으로 인해 추가 담보 요구)에 대항하기 위해 미 국채를 파는 수요가 있기는 했지만 이날 국채가격 폭락은 이례적인 것이었다.
시장에서는 미 국채 투매 물량이 미국 밤 11시인 한국시간 오후 12시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7일 마진콜로 인한 국채가격 하락 때와 달리 장기채 위주의 하락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아시아에서의 미국 국채 매도가 나온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채 금리 급등은 수급적 이유와 정치적 논란이 크다는 점에서 펀더멘털로 설명이 안된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을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예상치 못한 채권 패닉장세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재정적자 해결을 위해 미국 국채금리 하락을 끊임없이 유도해왔는데 중국정부가 트럼프의 아픈 곳을 겨냥했다면 무역전쟁 확전 가능성이 커진다.
잭 챔버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수석 금리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지금은 펀더멘털을 벗어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금융기관 메이지
야스다의 기타무라 켄이치로 리서치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중국이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국채를 팔고 있을 수 있다”며 “미국 국채는 수급보다는 정치적 요인에 의해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중국은 7610억달러어치의 미국 정부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 이어 두 번째 규모이며 외국이 보유한 미국 정부 채권의 10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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