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에 2차전지 신용도 빨간불…조선업은 새로운 성장 모멘텀

상호관세를 비롯한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으로 국내 2차전지 산업의 신용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도 실적 저하를 피할 수는 없지만 신용도 저하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일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거래소에서 ‘2025 크레딧 세미나’를 열고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라 2차전지 산업의 신용도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2차전지 소재 기업의 경우 미국에서 생산되는 비중이 작아 상호관세로 수익성 저하가 예상된다.

적극적으로 미국 생산 설비 투자에 나섰던 셀 기업은 현지 공급이 가능해 직접적인 관세 영향은 적지만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또한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은 미국향 수출이 많은 완성차 기업에 주로 납품하고 있어 전방산업 수요 둔화나 마진 압박 등의 형태로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폐지 가능성도 큰 리스크다.

국내 배터리 셀 3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까지 IRA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의 수혜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경우 AMPC 금액을 제외하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원 넘게 줄어든다.


박세영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보조금 축소까지 현실화된다면 영업 실적이 저하되며 신용도 하향 압력이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산업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가장 큰 산업으로 꼽혔다.


상호관세 조치의 영향은 국내 기업의 미국 생산 비중과 함께 경쟁사의 생산지도 중요한데, 국내 자동차산업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으나 현지 생산 비중도 작다.


반도체와 철강 산업은 미국 생산비중이 10% 미만으로 작지만 경쟁사 역시 비중이 20% 아래이기에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자동차는 경쟁사의 비중이 60%~100%로 높은 편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을 바탕으로 현지 생산 물량이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4년 기준 현대차그룹의 대미 판매물량 170만대 중 60% 수준인 101만대가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다.


최근 준공된 HMGMA에서 30만대를 생산하고, 2028년에는 20만대를 증설할 계획이기에 미국 생산 물량이 120만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


반도체는 상호관세 대상에서 빠졌으나 미국의 대중국 규제 강화로 생산성이 저하되고 정보기술(IT) 제품 소비 저하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국내 IT 제품이 주로 제조되는 베트남에 대한 관세가 46%로 높아 전방산업의 위축과 마진 인하 압박 형태로 반도체 기업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국내 조선업은 미국의 조선업 재건 정책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수혜 업종으로 꼽혔다.


미국발 발주 기대감이 큰 LNG(액화천연가스)선에서 국내 조선사의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고, 탱커선에서도 중국을 제외하면 우수한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은 미국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도 진출한 상태다.


박 실장은 “조선 산업은 미국 정책 변화의 영향이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신용도에도 우호적”이라며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에는 부정적이지만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되기에 신용도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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