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폭탄에 中 34% 맞불
트럼프, 틱톡금지 시행은 유예
“중국과 계속 협력하기 원해”
매각 협조땐 관세완화 가능성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치킨게임’이 격화하고 있다.
주요 2개국(G2)이 물러서지 않고 서로 34%의 고율 관세를 주고받기로 하면서 전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오는 9일부터 중국에 34%의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과 3월에 각각 추가로 부과한 10%포인트의 관세까지 더하면 중국에 적용되는 관세율은 총 54%까지 오르는 셈이다.
그러자 중국은 곧바로 맞불 조치를 내놨다.
이달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 추가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하루 차이로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맞선 셈이다.
미·중이 34% 관세를 강행한다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는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높아진 관세장벽 때문에 미국 시장으로 들어가지 못한 중국 제품들이 저가로 미국 이외의 시장에 대거 풀려 나올 경우 한국은 미국 수출품에 대한 25% 상호관세와 함께 중국산 물품의 대거 국내 유입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현재로선 중국은 강경 대응 태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싱크탱크의 한 연구원은 “트럼프 1기 때의 경험을 토대로 2기에 대한 대비책을 일찌감치 세웠다고 봐야 한다”며 “관세전쟁에 대한 다양한 단계별 시나리오가 준비돼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미국을 작심 비판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4일 각각 5%대 하락 마감한 것을 보여주는 사진과 함께 “증시가 말해준다”며 ‘트럼프발 관세 폭탄’을 비판했다.
글로벌 무역전쟁의 격화 우려에 경기 침체 공포가 커져 미국 증시가 이틀 연속 패닉에 빠진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타협 가능성도 나온다.
중국의 강경한 반격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4일 틱톡을 고리로 중국과 대화할 의향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계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을 강제하는 이른바 ‘틱톡 금지법’ 시행을 75일 추가 유예할 것이라고 밝히며 “우리는 중국과 좋은 신뢰 속에 계속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중국이 틱톡 매각과 관련해 협조하면 관세를 인하해줄 수 있다는 언급을 한 바 있기에 틱톡 관련 대화를 명분으로 미·중 간 관세 관련 충돌 회피를 모색할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다만,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는 지난 5일 이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미국 정부와 매각에 대해 여전히 협의 중이나 어떤 합의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고는 “양측이 많은 핵심 문제에 아직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이 치킨게임을 끝까지 벌이며 ‘2차 미·중 무역전쟁’을 시작할지, 막판에 타협에 나서며 파국을 피할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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