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율 관세 맞은 유럽·日·韓 등 국가들
고립 택한 미국 대신 중국을 찾을수도
블룸버그 “中 고립 명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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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생성 이미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세계 국가를 상대로 부과할 계획인 ‘상호 관세’가 중국의 글로벌 입지만 넓혀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워 동맹국들의 신임을 잃은 가운데 중국이 약해진 관계를 파고들어 타국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조치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는 외교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일 경쟁국인 중국에 34%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본, 호주, 영국, 한국 등 우방에게도 고율 관세를 매겼다.
무역에 있어 동맹이 미국을 더 수탈해간다는 인식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 발표일인 2일을 ‘해방의 날(Liberation Day)’라고 규정한 이유다.
유럽연합(EU)은 이미 보복 관세에 나설 수 있다며 미국에 경고장을 날린 상태다.
전 세계에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한 미국의 움직임은 결국 세계 무역에서 중국의 비중만 높여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많은 국가들이 중국을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두고 있는 상태에서 미국이 관세를 내세워 고립을 택하면 미 동맹국들의 중국 의존도만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프랭크 차이 엠리옹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블룸버그에 “해방의 날은 미국을 세계로부터 고립시키고,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이 무역을 하도록 장려한다”며 “중국은 미국을 이길 ‘황금 같은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 달리 ‘글로벌 협력’을 외치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중이다.
이날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중국의 첫 녹색 국채 발행 행사에 참석한 랴오민 중국 재무부 부부장은 “(채권 발행은) 중국이 글로벌 시장과 더 깊이 통합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며 “보호무역주의는 통하지 않는다.
그건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은 글로벌화의 혜택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그것은 탄탄한 협력의 기반 위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조치를 통해 유럽과 미국의 공조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중국을 고립시키자는 명분은 이제 힘을 잃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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