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틀랜틱, 채팅방 메시지 공개
미군의 후티반군 공습일인 15일
세부 작전 계획 채팅방에 공개돼
백악관, 여전히 기밀 유출은 부인
“메시지의 맥락상 정책적 논의”
미국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이 예멘 후티 반군 공습 계획을 민간 메신저에서 논의하면서 기밀이 유출됐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왔다.
백악관이 ‘기밀 유출’ 사실을 부정한 가운데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이 채팅방에서 공습 시점과 작전에 활용될 무기 목록까지 적시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잡지 디애틀랜틱은 이날 미국 외교안보 고위 인사들이 민간 메신저 ‘시그널’을 이용해 지난 13~15일에 걸쳐 미군의 후티 반군 공습 계획을 논의하고 실행에 옮기기까지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마이크 왈츠 미 국가안보보좌관 측 실수로 제프리 골드버그 디애틀랜틱 편집장이 채팅방에 초대되면서 확보된 물증이다.
디애틀랜틱에 따르면 채팅방에 참여한 헤그세스 장관은 공습 당일인 15일 미군 중부사령부의 구체적인 군사작전 계획을 공유했다.
그는 미 동부시간 15일 오전 11시 44분에 “날씨는 우호적이다.
미군 중부사령부와 최종 확인 완료. 작전은 ‘출격 승인’ 상태”라고 적으며 12시 15분부터 오후 3시 36분까지 F-18 전투기와 MQ-9 리퍼 드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동원한 작전 계획을 함께 남겼다.
오후 5시 이후 오간 채팅에는 왈츠 보좌관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작전 성공을 축하하는 메시지까지 남아 있었다.
이는 해당 채팅방에 군사 기밀 정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전날 백악관의 주장과 모순된다.
전날 백악관은 왈츠 보좌관 측의 실수와 ‘시그널’을 사용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기밀 정보가 있었다는 주장은 부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책임론’이 제기된 왈츠 보좌관에 대해 “매우 좋은 사람”이라며 신임하고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날 백악관은 골드버그 편집장이 채팅방에 초대된 경위를 백악관 국가 안전보장회의(NSC),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팀이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기밀 정보가 존재했다는 미 언론들의 지적은 여전히 부인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는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이 없다.
그는 국가 안보팀을 신뢰하고 있다”며 “머스크는 이(골드버그의) 번호가 어떻게 채팅방에 추가됐는지 알아내기 위해 기술 전문가를 투입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메시지의 맥락(thread)을 나는 정책 논의(policy discussion)라고 평가하고 싶다”며 기밀 유출 사실은 부인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받는 왈츠 보좌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폴리티코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에 왈츠가 골드버그 편집장의 휴대전화 번호를 저장해 둔 것에 대해 화를 내고 의심스러워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 소식통은 폴리티코에 “대통령은 왈츠가 그렇게 멍청할 수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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