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전 10시 30분. 보아오포럼이 열리는 BFA국제회의센터 둥위B연회장 앞에는 입장 줄이 길게 늘어섰다.
줄 길이만 어림잡아 20m. 15분 뒤 시작하는 '인공지능(AI): 응용과 관리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까'라는 제목의 세션을 듣기 위해 인파가 몰린 것이다.
이날 청중의 눈과 귀는 유독 한 사람에게 집중됐다.
토론자로 참석한 장야친 칭화대 AI산업연구원 원장 겸 중국공정원 원사(최고 과학자)가 그 주인공이다.
청중은 그의 말 한마디와 손짓 하나에 주목했다.
토론이 끝난 뒤 객석에서 쏟아진 질문도 대부분 그를 향했다.
장 원장은 이날 세션에서 "올해 초 '가성비 AI 모델'인 딥시크의 등장이 지난 2년간 AI 산업에서 일어난 가장 큰 혁신"이라고 진단한 뒤 "그다음으로는 자율주행차가 가장 먼저 구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성형AI 다음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AI가 적극 응용된다는 얘기다.
장 원장은 이날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한국 AI 산업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생성형 AI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과 무선 네트워크 등 첨단 인프라스트럭처까지 뒷받침돼 있다"고 설명했다.
장 원장은 한국 기업들이 올해 초 '가성비 AI 모델'을 개발한 딥시크의 등장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중국 테크 기업들과 협력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교육·의료·제약·기후 등 여러 분야에서 AI 도입이 불가피한 만큼 양측 간 협력 니즈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장 원장은 중국에서 'IT업계의 천재'로 불린다.
12세에 중국과학기술대에 입학했고 23세에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차이나 대표를 역임한 뒤 리옌훙 바이두 회장의 삼고초려로 2014년부터 5년간 바이두 총재를 맡았다.
칭화대로 옮긴 것은 2020년부터다.
[보아오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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