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 등 내외신 언론인도 체포
내무부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
경제위기에 당국 대책 마련 나서
재무장관 “필요한 조치 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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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반정부 시위대. AP 연합뉴스 |
튀르키예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주일 동안 격렬히 이어지자 경찰이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대거 체포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내무부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이후 총 1418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학생, 변호사, 프랑스 AFP 통신 등 내외신 언론인 등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에서는 지난 19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제1야당의 대권주자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시장이 체포된 이후 수천 명의 시민들이 거리에 나서 시위에 참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은 시위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강경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라마단 단식 식사 행사에 참석해 “이 나라를 혼란의 장소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은 갈 곳이 없다”라며 “시위대가 걸어온 길은 막다른 길”이라고 비난했다.
알리 예를리카야 튀르키예 내무장관도 “거리를 공포에 떨게 하거나 우리의 국가적·도덕적 가치를 공격하려는 사람들, 그리고 경찰관들을 공격하는 이들에게는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AFP는 자사 소속 사진기자 야신 악굴의 신속한 석방을 요청했다.
파브리스 프리스 AFP 회장은 튀르키예 대통령실에 보낸 서한에서 “악굴은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기자로서 전국적으로 벌어진 많은 시위 중 하나를 취재했을 뿐”이라며 “시위 시작 이후 그는 사진 187장을 찍었고, 이는 그의 업무를 증명한다”고 밝혔다.
반정부 시위 여파로 경제가 위기에 처하자 튀르키예 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반정부 시위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무더기로 빠져나가면서 지난주 이스탄불 증시는 16.6% 급락했다.
이는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이다.
리라화 가치도 지난 19일 한때 10%까지 하락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리라화를 방어하기 위해 역대 최대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해 지난 19일에만 115억달러(약 16조8000억원)를 투입했다.
아울러 금융 당국은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모든 주식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고 자사주 매입 규정을 완화했다.
25일에는 메흐메트 심셰크 튀르키예 재무장관과 파티흐 카라한 튀르키예 중앙은행 총재가 시티그룹,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금융기관 관계자들과 화상 회의를 열고 자국 정부가 시장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다 하겠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는 해외 투자자 약 4500명이 참석했다.
회의 후 심셰크 장관은 경제에 지속적인 피해가 없을 것이며, 필요하다면 추가 조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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