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안보 인사들이 후티반군 공습 계획을 민간 채팅 앱에서 논의하면서 실수로 언론인을 참여시켜 기밀 정보가 외부로 새어나갔다.

야당인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안 실패'를 이유로 청문회를 요구하는 가운데 언론인을 채팅으로 끌어들인 마이크 왈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이 경질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매체 애틀랜틱 편집장인 제프리 골드버그는 지난 15일 미군의 후티반군 공습이 개시되기 전 민간 메신저 '시그널'의 한 채팅방에 초대됐다.

골드버그 편집장을 채팅방에 들인 건 왈츠 보좌관의 실수였다.

채팅방엔 J 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총 18명이 참여 중이었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미군의 후티반군 공습이 개시된 지난 15일 오후 2시(미 동부시간)보다 약 2시간 앞선 시점에 작전 계획을 알게 됐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전쟁 계획'을 공유받으면서다.

공습에 동원되는 무기와 타격 목표, 시기 등에 대한 정보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군사작전과 같은 기밀 정보가 민간 메신저를 통해 유출되면서 미국 외교안보 인사들의 보안 의식이 허술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통 기밀 정보는 백악관 내에서 공유되거나 보안이 강화된 정부 네트워크에서 다뤄지기 때문이다.

WSJ는 국가안보 전문가들과 전직 국방부 관리들을 인용해 "기밀 논의를 위해 '시그널'을 사용한 것은 민감한 국방 정보 취급 절차를 심각하게 위반한 보안 사고"라고 지적했다.


공습 계획 유출을 야기한 왈츠 보좌관이 이번 보안 사고로 경질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복수의 백악관 당국자들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안에 그의 거취를 최종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복수의 백악관 고위급 보좌관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왈츠 보좌관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기밀 유출 사건에 대한 대응책을 묻는 질의에 "난 아무것도 모른다"며 애틀랜틱을 향해 "곧 망할 잡지"라고 말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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