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보수적으로 갈게”···美케네디센터 ‘셀프 이사장’된 트럼프의 첫 일성

문화계와 이념 전쟁 한창인 트럼프
케네디센터 이사회 ‘우클릭’ 시사
“급진좌파 미치광이에 상 줘”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케네디센터 이사회를 주재하며 이사진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괜찮다면 난 여러 국민들과 함께 좀 더 보수적으로 가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연방기금 지원을 받는 케네디센터 이사회를 17일(현지시간) 첫 주재하며 이 같이 밝혔다.


케네디센터 이사장과 이사진은 현직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기존 이사장과 이사진을 축출하고 백악관 참모와 우샤 밴스 부통령 영부인 등 주변 인물들로 채웠다.

이시장 자리도 제3의 인사가 아닌 본인이 맡아 ‘셀프 임명’ 논란이 일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이날 이사회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센터의 공로상 선발에 대해 “과거에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이 선택됐다”고 비판했다.


또한 향후 케네디센터 공로상 수여 문제를 언급하며 “괜찮으시다면 일부 국민과 함께 조금 더 보수적으로 가겠다”고 새 이사진들에게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케네디센터 공로상은 매년 미국의 문화예술계에서 큰 공을 세운 5명에게 수여되는 영예로운 상으로 매년 12월 개최된다.


이 행사는 항상 초당파적인 행사로 수상자들은 포토맥강에 있는 2364석 규모의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서 동료들이 자신의 커리어에 경의를 표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영예를 누린다.

현직 대통령은 수상자 옆에 앉아 축하하고 백악관에서 별도 리셉션을 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기 때부터 단 한 번도 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기존 전통을 깼다.

2017년 수상자였던 방송작가 노먼 리어가 시상식을 앞두고 백악관 리셉션을 거부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도 케네디센터 공로상 행사 참여를 보이콧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1971년 설립돼 미국을 대표하는 문화 예술 공간으로 자리 잡은 케네디센터는 트럼프 2기에서 보수 중심의 이사진 교체와 현직 대통령 셀프 임명으로 정파를 초월해 구성해온 전통이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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