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제약 기업이었던 HLB가 이달 들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 결정을 앞두고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시총 규모가 비슷한 에코프로비엠과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HLB는 이날 전일 종가와 같은 7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HLB는 이달 첫 거래일인 지난 4일의 8만9400원 대비 12.19% 하락하며 에코프로비엠에 이어 코스닥 시총 3위로 밀려났다.


지난 4일에는 HLB의 시총이 11조7460억원으로 에코프로비엠의 10조9440억원을 제치고 코스닥 2위에 오른 바 있다.


현재 HLB 투자자들은 FDA가 오는 20일(현지시간)을 시한으로 언제 결과를 발표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HLB는 7만3400원에 거래됐는데, 신약 승인이 가까워지면서 지난달 27일 장중 주가가 갑자기 9만7600원까지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HLB이노베이션 HLB파나진 HLB제약 HLB생명과학 HLB테라퓨틱스 HLB바이오스텝 등 상장 계열사 주가도 출렁이고 있다.


이에 진양곤 HLB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잇달아 자회사 주식을 사들이면서 투자자 불안감을 종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 회장은 이날 HLB이노베이션 주식 3만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외에도 진 회장은 이달 HLB바이오스텝 주식 1만8000주를 매입했고, 지난 1월에는 HLB이노베이션과 HLB제넥스 주식을 각각 10만주 이상 매수한 바 있다.


그럼에도 FDA 승인에 관해 네이버 주식토론방이나 유튜브, 텔레그램 등에서는 "회사 측이 실사보고서를 수령했으나 이를 숨기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에 지난달부터 회사 측은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주주들을 위한 공지글을 여러 차례 게시하고 있다.


특히 월요일이었던 지난 10일 관련 루머에 주가가 급락하자 회사 측은 "지금 미국은 일요일"이라며 "FDA는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HLB는 한때 코스닥 제약 기업 중 시총 순위 1위를 차지하던 종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FDA가 자료 보완 제출을 요구하자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1위 자리를 알테오젠에 내준 바 있다.


해당 사건이 벌어지기 전날인 지난해 5월 16일 HLB의 주가는 9만5800원에 달했으나, 2거래일 뒤인 5월 20일에는 4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HLB는 코스닥 시총 순위에서 알테오젠은 물론 당시 시총이 20조원이 넘었던 에코프로비엠에도 밀리며 3위까지 밀려났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알테오젠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이 전기차 캐즘(신제품 수요의 일시적인 정체 또는 후퇴 현상) 영향으로 계속해서 하락하며 HLB와 코스닥 시총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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