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을 막아달라는 개미투자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정부가 17개월 전 취했던 공매도 금지 조치가 '반짝 효과'에 그쳤을 뿐 주가 부양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오는 31일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되면 고평가된 주식들의 변동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공매도가 금지된 첫날인 2023년 11월 6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주요 2차전지 관련주들은 현재 주가가 절반 넘게 하락했다.


82만8000원까지 올랐던 에코프로는 1년5개월이 지난 이날 5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5대1 액면분할을 거친 것을 고려하더라도 주가가 64.07%나 급락한 것이다.

공매도 금지 당시 상한가를 달성한 에코프로비엠·금양·포스코퓨처엠 모두 현재 주가가 절반 이상 떨어졌다.


공매도 금지 시 주가가 급등했던 종근당·카카오뱅크·포스코스틸리온 등 2차전지 이외 종목도 현재 주가가 하락했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공매도 때문에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자 사이에서 원성이 자자했던 종목이다.

전반적인 국내 증시 또한 공매도 금지 수혜가 단기에 그쳤다.

공매도 금지 첫날 코스피는 2502.37로 급등했으나 이날 2563.48로 17개월간 2.44%밖에 오르지 못했고 같은 기간 코스닥은 839.45에서 727.70으로 오히려 13.31%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가 재개되면 신용융자가 많은 고밸류 업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매도 개시를 앞두고 증권가에서 한동안 사라졌던 '셀 리포트'도 재등장했다.


지난달 20일 한국투자증권은 '조선-하선(下船)'이란 보고서를 내고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공매도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전망에 HD현대중공업 주가는 하루 만에 11.96%나 급락하기도 했다.

SOOP(아프리카TV)도 지난 6일 미래에셋증권이 '투자의견 매도로 하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자 주가가 9.68% 하락했다.


[김대은 기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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