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왼쪽)와 은마아파트 전경. 매경DB |
최근 대치동 아파트 시장에 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이달 강남권 아파트 시장은 여러 변화 속에서도 강한 가격 지지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치동과 그 일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재건축 등의 이슈가 맞물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대치 학세권, 강남의 핵심 주거지
누군가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가 살던 동네로, 또 누군가는 유튜브 'Jamie맘'을 떠올리는 사교육 중심지. '은마 아파트'하면 못 들어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재건축으로도 잘 알려진 동네가 대치동이다.
1970년대 영동 제2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 이후 급속도로 발전한 대치동은 1980년대 들어 개포
우성, 한보미도, 선경아파트, 은마아파트 등 대단지들이 들어서며 강남 대표적인 주거지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특히 학군 프리미엄을 갖춘 대치 학세권은 테헤란로 이남 대치동과 학원가를 중심으로 역삼2동, 도곡2동까지 포함하는 지역을 의미한다.
강남업무지구(GBD)와 인접한 직주근접성, 우수한 학군과 학원가를 갖춘 이 지역은 강남 부동산 시장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대치동·도곡동·역삼동 매매 동향
2023년 이후 상승 추세이며 특히 지난해 상반기부터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지난 1월 대치동 실거래가는 3.3㎡당 8334만원을 기록하며 전고점인 2022년 6월의 3.3㎡당 7656만원과 비교해도 약 9% 가까이 상승했다.
도곡동(6659만원)과 역삼동(6324만원) 역시 2024년 11월 고점을 경신한 이후 유사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 지역 내 주요 아파트 단지 30평형대의 지난 3년간 실거래 가격을 보면 래미안대치팰리스(대치초 배정)가 올해 2월 기준 40억원에 손바뀜되며 최저가(2023년 1월 28억원) 대비 42%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3002가구 대규모 단지인 도곡동의 도곡렉슬(대도초 배정)은 2024년 11월 34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며 3년 내 최저가(2022년 10월 25억5000만원) 대비 33% 상승했다.
재건축 아파트 매매시장은
재건축 단지도 급격한 가격 상승을 보인다.
대치 은마 34평은 지난 1월 기준 30억4000만원에 실거래되며 3년 내 최저 거래인 2022년 10월 21억원 대비 무려 45% 상승했다.
대치 미도 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33억5000만원에 거래돼 2023년 2월 23억5000만원과 대비해 2년 남짓한 기간에 43%의 높은 상승을 나타냈다.
대치 쌍용 1차 31평은 비슷한 시기인 지난해 12월 30억2000만원에 손바뀜되며 같은 해 7월 20억원 대비 상승률로는 가장 높은 51%를 기록했다.
개포
우성 1차 31평은 작년 12월 34억원에 신고되며 2023년 1월 24억5000만원 대비 39% 상승했다.
대치동 일대 30~40평대의 최근 1년 내 매매 가격은 래미안대치팰리스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30평대 40억원, 40평대 52억9000만원). 40평대에서는 개포
우성 2차(47억원·2024년 12월), 개포
우성 1차(44억5000만원·2024년 11월)의 재건축 단지가 높은 시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상승세는 재건축 기대감과 더불어 대치동 학세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대치동의 주요 단지들은 신축 공급이 제한적인 가운데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가격 상승이 가속화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영향
거래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7월 대치동·도곡동·역삼동 아파트 거래량은 199건으로 최근 3년 내 최다 거래량을 기록했으며 특히 도곡동이 92건 거래되며 매매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이후 대출금리 상승과 규제 및 매도·매수 호가 괴리로 거래량이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 1월 3개 동, 전체에서 26건으로 급감했지만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대치동의 직접적인 영향을 비롯해 거래 매수세가 다시 붙고 있다.
규제 완화에 따른 외부 투자자 유입이 증가하면서 거래량 또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년간 거래량 상위 단지는 도곡렉슬이 113건으로 최다 거래량을 보였으며 대치 은마 아파트가 71건으로 학원가와 인접한 입지를 바탕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학군지 트렌드 변화
학생 수가 줄어들며 향후 부동산 시장에서 학군지 영향력이 점차 쇠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적어도 대치동만큼은 학군 프리미엄이 여전히 유지되는 모습이다.
대치 학세권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원이 밀집한 지역으로 2023년 기준 1442개 학원이 운영 중이다.
이는 2위 지역인 목동(1022개)보다 40% 이상 많은 수치다.
대치동 학군지 내 초등학교는 학군이 좋은 중학교로 진학하기 위한 전입 수요가 증가하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특성이 지속되면서 대치 학세권의 부동산 시장은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전망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효과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잠실권을 중심으로 외부 수요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강남·서초 아파트 가격 지지선이 상승하고 있으며 대치동 역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단 초기에는 위축됐던 매매가 활발해질 전망이지만 수요층이 늘어나는 만큼 매도 물량 또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여전히 일부 재건축 단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남아 있고 투기과열지구 규제가 지속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급격한 가격 상승은 제한될 수 있다.
대치 학세권은 여전히 강남에서 중요한 입지를 유지할 것이지만 미래 시장 변화를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결국 신축이 부족하고 대단지 위주로 재건축이 진행 중이므로 사업 기대감이 가격의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추진 속도와 규제 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클 수 있으며 결론적으로 입지와 개발 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장기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연구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