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24년 상반기. 달러당 원화값은 1300원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했고, 코스피는 2900에 근접했다.
안정적인 환율과 증시 호황은 지속될 것 같았다.
그러나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2024년 하반기, 수출 증가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연일 하락했다.
정치 이슈까지 불거지며 국내 증시를 탈출해야 한다는 부정적 시각이 늘어만 갔다.
환율은 달러당 1400원을 가볍게 넘어 1500원을 향해 매섭게 치고 올랐다.
비상계엄, 인공지능(AI) 열풍,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 등 다양한 국내외 요인으로 시장은 혼돈 속에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상당한 수익률을 거두는 투자자는 많다.
국민연금은 뛰어난 자산배분 전략으로 연 1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수많은 자산가들도 국민연금 못지않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투자 위험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한다는 점이다.
시장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불가능하지만 분산투자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결과다.
김두환 신한 프리미어 PWM 분당센터 팀장이 '지갑을 불려드립니다'에 현명한 분산투자 전략을 알려왔다.
전체 금융자산의 10~20%는 정기예금, 환매조건부채권(RP) 등 현금화가 용이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투자할 수 있는 종잣돈과 유사시를 대비한 여유자금 확보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정기예금 1년 이자율은 2.8~3%수준이고 MMF, 초단기채 등의 상품 수익률은 2.6~3.6%다.
부동산 임대수익률이 3%를 넘는 곳이 많지 않다는 것과 비교해 보면 유동자금 운용수익률 2.6~3.6%는 괜찮은 수준이다.
다음으로 담아야 할 자산은 채권이다.
전체 금융자산의 약 40%는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채권은 다시 세 가지 채권에 균등하게 나눠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가장 먼저 신용등급 A 이상의 국공채, 금융채, 특수채, 회사채 중 표면이자율이 낮고 채권 발행가격이 액면가격(상환가격)보다 낮은 채권에 투자하자. 예를 들면 표면이자율 1.5%, 채권의 발행가격 9500원, 액면가격(상환가격) 1만원인 채권이 있는데 이런 채권을 흔히 '절세채권'이라 부른다.
절세채권에 투자하면 정기예금 대비 세금을 줄일 수 있어 좀 더 투자 수익을 높일 수 있다.
절세채권 수익률은 현재 2.8~4.1%로 종합과세 대상자일 경우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금융기관에서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권은 금융기관에서 자본확충 등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통상 5년 만기 조건으로 발행된다.
만기가 길기 때문에 채권 이자율이 높다.
최근 발행되는 채권 이자율은 3.7~4.3%로 정기예금 대비 1%포인트가량 높다.
채권을 발행하는 금융기관의 신용등급은 평균적으로 AA 이상이기 때문에 투자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낮다.
국내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5년 동안 정기예금보다 높은 고정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미국 국채 투자도 추천한다.
미국 기준금리는 4.5%로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완전고용에 가깝게 만드는 금리 즉, 중립금리가 3% 수준임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금리는 인하될 것으로 판단된다.
고환율과 미국 물가 상승 압력이 미국채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지만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해 미국채와 같은 달러자산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
미국채 30년물을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은행환산 수익률로 연 7~7.3%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채권 만기 시 100달러를 받을 수 있는 채권을 48달러 수준에 구매할 수 있고 연 1.25~1.5%의 이자를 받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투자할 대상은 주식. 포트폴리오의 20~30%를 묻어두는 것이 적절하다.
주식 투자는 시장 대표지수인 S&P500, 나스닥100, 코스피200 상장지수펀드(ETF)에 적립식으로 분산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하고 전 세계 투자 자금이 유입되며, 기업 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 투자해야 한다는 데 반론을 제기하기 어렵다.
다만 국내 증시는 지난 1월부터 서서히 회복되고 있고 달러인덱스가 낮아지면서 저평가된 국내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국민연금처럼 국내 증시에도 투자하자.
마지막으로 보유할 자산은 대체자산의 대표주자인 금이다.
금을 보유한다고 해서 이자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이다.
최근 금가격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쟁,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 그리고 달러 공급 증가의 영향으로 금가격은 앞으로도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이유로 금 실물을 전체 금융자산의 5~10% 보유할 것을 추천한다.
위기가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우리는 모른다.
다만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 대비할 수 있다.
국민연금과 수많은 자산가들은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함으로써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확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김두환 신한 프리미어 PWM 분당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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