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이 2023년 11월 이후 약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2000달러 선을 이탈했다.
5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이더리움은 24시간 전 대비 4.42% 오른 2172.1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이더리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된 25% 관세가 일부 경감될 수 있다고 시사한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한때 이더리움은 1996.77달러에 거래되면서 2000달러 아래까지 떨어졌다.
이더리움이 2000달러 아래로 내려온 것은 2023년 11월 28일 이후 약 463일 만이다.
이더리움은 올해 들어 지속적인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올해 들어 약 34.73%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가상자산과 비교했을 때 올해 이더리움 수익률은 가장 낮다.
비트코인(-6.9%), XRP(17.92%), 솔라나(-24.68%), BNB(-15.92%) 등 다른 가상자산도 대체로 약세를 기록했으나 이더리움에 비해선 수익률이 높다.
이에 따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자금 이탈이 가속화됐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이더리움 현물 ETF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3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 기간에 순유출된 자금은 3억6960만달러에 달한다.
이 같은 순유출 기간은 지난해 7월 이더리움 현물 ETF가 출시된 이후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최장 기록은 지난해 8월 15일부터 27일까지 9거래일간 발생한 순유출이다.
이때 순유출된 자금은 1억1530만달러로 이번 순유출에 비해 적다.
최근 이더리움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활발한 활동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저렴하고 빠른 솔라나가 밈코인 열풍으로 주목받았던 것과 달리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선 과거 가상자산공개(ICO)나 디파이 열풍과 같은
대유행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더리움이 오는 4월 시행할 예정인 펙트라 업그레이드도 큰 상승 동력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더리움은 펙트라 업그레이드를 통해 밸리데이터가 스테이킹(블록체인에 가상자산을 예치)할 수 있는 이더리움 수를 32개에서 2048개로 늘리는 등 여러 변화를 줄 예정이다.
최 센터장은 "(펙트라 업그레이드가) 시장가격 측면에서 즉각적인 대형 모멘텀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최근 바이비트에서 발생한 해킹 사태로 이더리움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북한 해킹조직 라자루스는 바이비트에서 14억6000만달러 규모의 이더리움을 탈취했다.
이더리움 재단과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보다도 많다.
대규모의 이더리움 물량이 라자루스에 집중되면서 이더리움 가격에 대한 중기 전망과 기관 수요가 동시에 낮아질 수 있다고 카이코는 분석했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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