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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서 지난달 숨진 제임스 해리슨 씨. [사진 = 호주적십자혈액원 홈페이지 캡처] |
호주에서 평생에 걸쳐 헌혈로 240만명의 목숨을 구한 희귀혈액 남성이 88세로 숨을 거뒀다.
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제임스 해리슨은 지난달 17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한 요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해리슨의 혈액에는 태아 및 신생아 용혈성 질환을 치료하는데 필요한 희귀항체 Anti-D가 포함돼 있다.
이 질환은 산모의 적혈구가 태아의 적혈구와 맞지 않을 때 발생한다.
산모의 면역체계가 태아의 혈액세포를 위협으로 인식해 공격하게 되며 1960년대 중반 Anti-D 치료법이 개발되기 전에는 진단받은 아기 2명 중 1명이 사망할 만큼 심각한 질환이었다.
해리슨이 처음 헌혈을 마음먹은 것은 14세 때다.
당시 그는 심장수술을 받으며 무려 13ℓ에 달하는 혈액을 수혈받았고 수술 후 “내가 수혈받은 혈액이 나를 살렸으니 나도 18세가 되면 혈액을 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후 18세부터 혈장기부를 시작해 81세까지 평균 2주마다 한 번씩 헌혈을 계속했다.
2005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혈장을 기증했다는 기록을 세웠으며 이 기록은 2022년까지 유지됐다.
호주 적십자 혈액원에 따르면 호주에는 해리슨과 같은 Anti-D 혈장 기증자가 200여명가량 있다.
이들은 매년 4만5000여명의 산모와 아기의 목숨을 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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