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대표 명소인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가면 고전적인 건물 외부에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예술가 이불의 현대 조각이 있다.
현대자동차가 5년간 계약해 예술가를 후원하는 전시가 오는 5월까지 진행되는 현장이다.
이 전시를 통해 한국 예술을 후원하는 월가 큰손들이 드러나 눈길을 끈다.
우선 세계적 사모펀드 KKR의 공동 대표(CEO)인 조셉 배 부부가 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골드만삭스에서 일했던 조셉 배는 2021년 KKR 대표에 올랐고, 지난해 하버드대 이사회 이사로 선임됐다.
하버드대에서 만나 1996년 결혼한 그의 부인 재니스 리 역시 한국계로 소설 '피아노 티처'의 작가로 유명하다.
강파운데이션(the Kahng Foundation)도 도왔다.
이 재단은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사 4C벤처스 출신인 한국계 스티븐 강 부부가 1997년 설립했다.
아들 피터 강 대표는 휘트니미술관 예술위원회 공동 의장이다.
한국에서 탈북민 지원 장학금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내 아시아계 예술가를 꾸준히 지원해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Beef(성난 사람들)'처럼 아시안이 주도하는 콘텐츠 성장에도 기여했다.
미술계에서 영향력이 강한 한국계 컬렉터인 이미영 휘트니미술관 이사 부부도 빼놓을 수 없다.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닐 심킨스 전무가 이씨의 남편이다.
옥스퍼드대와 하버드 MBA 출신의 거액 연봉자로, 옥스퍼드 출신 미국 자선단체 회장과 브루클린미술관 이사도 맡았다.
이씨는 뉴욕에 거주하며 미술품 소장에 본격 나섰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2022년 국내 대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미술관 개·보수에 1000만달러(145억원)를 기부한 곳이다.
김 회장은 이 미술관과 카네기홀의 이사회 멤버다.
한국과 인연이 있는 제리 스파이어 뉴욕현대미술관(MoMA) 이사회 명예회장 부부도 후원자로 이름을 올렸다.
뉴욕 초대형 부동산 투자사인 티시먼스파이어의 공동 창업자인 스파이어 회장은 회사가 소유한 뉴욕의 상징적 건물 록펠러센터에서 2023년 코리아 아트위크를 열고 한국 작가 이배의 대형 숯 조각도 전시했다.
한국계 작가인 진 마이어슨의 작품을 통해 한국 미술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티시먼스파이어는 2021년 국민연금과 15억달러 규모의 조인트벤처도 만들었다.
한국계 화상들도 이 전시 후원에 구심점 역할을 했다.
이불이 소속된 갤러리 BB&M의 제임스 리 대표는 미국 동포로, 미술 평론가로 활약하며 한국 작가들을 적극 알린 인물이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의 장녀인 티나 김 대표도 뉴욕 티나김갤러리를 운영하며 다양한 작가를 소개해 왔다.
[이한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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