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탈원전 선언한 伊
2027년 원전 재개 목표 설정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충격을 받아 최초로 탈원전을 채택한 이탈리아가 경로를 다시 바꾸기로 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내각 회의를 열어 원자력 기술의 사용을 허용하는 법안을 승인했다고 안사(ANSA),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정부는 의회의 법안 통과 절차를 거쳐 2027년까지 원전 재개를 위한 법적·기술적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날 내각 회의 뒤 영상 메시지에서 “오늘 정부는 청정하고 안전하며 저렴한 에너지를 확보하고 에너지 안보와 전략적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또 다른 중요한 조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질베르토 피케토 프라틴 환경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2050년까지 전체 발전량 중 원전 비중을 최소 11%로 끌어올리고 탈탄소화 비용 170억유로(약 25조원)를 절감할 것임을 기대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1960년대와 1970년대에 4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했으며 이후 야심 찬 원전 확대 계획까지 수립했다.
그러나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터지자 국민투표를 거쳐 ‘탈원전’을 결정했다.
1987년 11월 8∼9일 이틀간에 걸쳐 진행된 국민투표에선 국민 80%가 탈원전을 지지했다.
당시 운영되던 원전 4기는 즉각 가동이 중단됐고 1990년 마지막 원자로가 폐쇄되면서 이탈리아는 세계 최초의 탈원전 국가로 언급된다.
이탈리아는 탈원전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의 전문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국영 전력회사인 에넬은 스페인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에너지 기업인 에니는 미국에서 핵융합 원자로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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